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간 통화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간 통화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국가 정상간 통화에서 성추행 의혹 건이 다뤄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와대가 지난 28일 공개한 서면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30분간 아던 총리 요청으로 정상 통화를 했다.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은 ▲한-뉴질랜드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공조 ▲경제협력과 국방 ▲통상 등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입후보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뉴질랜드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던 총리는 "유명희 본부장은 유력한 후보라고 알고 있다"면서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고 들어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성범죄 혐의로 뉴질랜드 현지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국 외교관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외교관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공개 브리핑 자료에도 이 내용이 담긴 만큼 아던 총리의 강한 요청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017년 외교관 A씨는 대사관 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 해당 직원이 이를 상급자에게 보고했지만 A씨는 또 한번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뉴질랜드 현지에서 법적 처벌을 하려 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뉴질랜드 웰링턴지구 법원은 지난 2월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A씨는 사건 직후 한국에 귀국해 감봉 1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상태다. 현재 아시아 한 공관의 총영사로 발령 받아 근무 중이다.


체포영장 발부 이후 뉴질랜드 현지 언론들이 한국 정부가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보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외교부는 "아직 사안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점과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을 감안해 현 단계에서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은 외교관 A씨의 얼굴과 주거지 등 신상을 공개하며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는 성추행 행위를 3차례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