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 수의 110% 기준으로 확보해놓고도 실제 집행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송언석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 수의 110% 기준으로 확보해놓고도 실제 집행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예측 실패가 아니라 예산 집행과 계약 과정의 부실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중앙선관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전국 지자체로부터 총 145억1957만원을 편성받았다. 이는 선거인 수의 110% 수준을 기준으로 산정한 규모다.

하지만 실제 집행액은 82억498만원으로, 편성 예산의 56.5%에 그쳤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물량을 크게 줄인 셈이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울산은 집행률이 90.3%로 가장 높았지만 ▲서울 55.0% ▲경기 55.1% ▲광주 48.4% ▲인천 48.2% ▲부산 46.6% ▲대구 36.8% ▲세종 27.2% 등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 인쇄 가격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송파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액은 1272만원이었다. 예산 편성 당시 적용된 장당 3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42만4200장을 인쇄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는 송파구 선거인 수 56만568명의 약 75%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 계약은 장당 45원으로 이뤄졌고 인쇄 물량은 28만800장에 그쳤다. 편성 당시 단가보다 50% 높은 가격으로 계약한 것이다.

반대로 일부 지역에서는 편성액을 초과해 예산을 쓴 사례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청장 선거는 투표용지 인쇄 예산 1105만원을 편성했지만 실제로는 1330만원을 집행해 225만원을 초과했다. 서초구청장 선거도 편성액보다 41만원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부실 집행이 낳은 인재"라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도 인쇄 물량을 줄이고 지역별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이 제각각이었던 만큼 계약 과정 전반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