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대한체육회 직원이 1400여 만원의 뇌물을 수수해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2018년 여자 배구대표팀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물어 뒤늦게 징계를 받았지만 '견책' 처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내부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선수촌관리부 직원 A씨는 하청업체로부터 1422만5000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해임' 중징계를 받았다.
A씨는 2015년 12월 정보통신설비 B업체에 "관련 공사 계약업체로 선정하고, 앞으로도 편의를 봐주겠다"며 접근해 현금 100만원을 수수했다. 실제로 B업체는 같은해 11월 진천선수촌 관련 사업 공사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2017년 5월까지 8회에 걸쳐 1250만원의 뒷돈을 받았다. 또 2016년 1월부터 8월 사이 C업체로부터는 식사대금 선결제나 계좌이체를 통해 172만5000원을 수수한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비위행위를 적발한 대한체육회는 A씨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수사당국에 고소했고, 법원은 2019년 11월 A씨에게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확인된 뇌물수수 금액 전액은 법원으로부터 추징됐다.
대한체육회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자 인사위원회를 열고 A씨에 대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 위반으로 '해임' 중징계를 의결했다. 당초 징계부가금을 금품수수액의 1배(1422만5000원)로 부과했지만, 비위금액이 추징된 점이 참작돼 감면됐다.
또한 '2018 세계선수권대회' 훈련기간 중 여자 배구대표팀에서 발생한 음주·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선 관리 책임을 물어 국가대표선수촌 이재근 선수촌장과 부촌장, 훈련본부장의 '견책' 징계를 의결했다.
대한체육회는 "비위행위의 정도와 선수촌에 대한 국민신뢰도가 심각하게 저하된 점 등을 고려할때 사안을 엄중히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촌장과 부촌장에게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훈·포장 공적 등을 고려해 '견책'으로 감경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는 징계가 가볍다는 지적에 대해선 "상훈법상 포상을 받으면 감경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견책은 과실에 대한 훈계와 회개를 목적으로 한 징계"라며 "최상위 임원에게 불이익이 있든 없든, 훈계와 회개하라는 목적의 징계라는 점에서는 선수촌장이든 직원이든 상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태릉선수촌 일반직 D씨가 워크숍 개최 실무를 담당하면서 숙박권(60만원 상당)과 뷔페식사권(20만원 상당), 와인(8만원 상당) 등을 허위 정산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사실도 적발됐다. D씨는 자신의 비위를 숨기기 위해 계약직 사원의 입막음에 나선 정황도 드러났다.
대한체육회는 D씨가 임직원 행동강령과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보직이 강등된 점 등을 고려해 '감봉 2개월' 처분을 최종 의결했다.
이밖에 동료 직원의 사진을 몰래 찍어 허위사실을 유포, 음해한 태릉선수촌운영부 직원 E씨에 대해선 '정직 1개월' 징계를 처분했다.
이용 의원은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스포츠 사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직원들의 비위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 개선과 청렴 의식 강화를 통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