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시즌 K리그1 돌풍의 팀은 단연 상주상무다. 군팀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게 쉽지 않았던 상주다. 좋은 국내 선수들이 유입되기는 하지만 전역과 함께 빠지면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를 쓸 수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정규리그 3위 안에 들어도 '자격 미달'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다는 동기부여 결여도 작지 않았다. 사실상 강등만 피하면 됐다. 그런 상주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현재 8승4무3패 승점 28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그들 앞에는 우승후보 울산(11승3무1패 승점 36)과 전북(11승2무2패 승점 35) 밖에 없다.
K리그2 순위표에도 의외의 팀이 아주 높은 위치에 있다. 서울 이랜드가 3위다. 서울 이랜드는 2018년과 2019년 연거푸 K리그2 최하위에 그친 약체다.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에서도 상위권을 달리던 제주유나이티드를 비롯해 경남FC, 전남드래곤즈, 수원FC 등 1부급 스쿼드를 갖춘 팀들이 수두룩한데 그 틈을 비집고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프로 초짜 사령탑 정정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라 행보가 더 주목되고 있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 9일 오후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4라운드 원정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나온 고재현의 골로 리드를 잡은 서울 이랜드는 후반 32분 곽성욱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종료 2분을 남기고 전남 김현욱에게 실점, 추격을 허용했으나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2연승에 성공한 서울 이랜드는 6승3무5패 승점 21점이 되면서 3위로 뛰어올랐다. 연기된 일정 등의 이유로 아직 1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제주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아(6승3무3패) 온전한 순위라고는 보기 힘들지만 자체로 이미 선전이다.
서울 이랜드는 2018시즌 10승7무19패 승점 37로 10개 참가팀 중 10위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더 좋지 않았다. 5승10무21패 승점 25점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역시 최하위에 그쳤다. 36경기를 치르는 동안 5승에 그쳤던 팀인데 올해는 이미 6승이다.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을 때 기대도 있었으나 우려도 함께 했다. 정 감독이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펼쳐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믿기지 않는 결과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지도자 커리어 내내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어린 선수'를 이끌었다. 프로 첫 도전이고 긴 호흡이 필요한 '시즌'도 처음이었다.
게다 언급했듯 서울 이랜드는 객관적으로 좋은 스쿼드가 아니다. 정 감독이 필요한 선수들을 요소요소 배치하기는 했으나 대전, 제주, 경남, 수원FC 등에 비하면 질적으로 양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
실제로 개막 후 4라운드까지 3무1패에 그치면서 쉽지 않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는 6승4패,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라운드서 대전을 2-0으로 꺾은 것을 비롯해 경남(2-1), 부천(3-0), 전남(2-1) 등 강팀들을 잡아낸 쾌거도 있었다.
프로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부족할 수 있으나 팀을 이끄는 철학은 확실히 정립된 정정용 감독이다. U-20 월드컵 때 그랬듯 스스로 모든 것을 다 맡으려 하지 않고 전문 스태프를 활용한 체계적인 분업과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운영으로 서울 이랜드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강인이 '막내형'이라 불리며 스스럼없이 어우러졌던 것처럼,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특유의 소통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정용 감독은 부임 때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급하지 않게, 세운 방향대로 천천히 나아가겠다"는 뜻을 계속 피력해왔다. 스스로 판단도 또 주의의 평가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기본적인 시선이었는데 꽤나 빨리 팀이 정비되는 모양새다. 아직 미완성의 팀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서울 이랜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