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충북 음성군 삼성면 호우피해지역을 방문해 수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유새슬 기자,이준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원내사령탑이 11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음성, 전남 구례를 각각 찾았다. 양복과 구두 대신 작업복을 입고, 삽과 마대자루를 손에 든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낙연 당대표 후보, 원내지도부, 서울·경기 지역 의원 일부와 함께 충북 음성의 수해 지역을 찾아 피해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복구 작업은 비에 쓸려 민가까지 내려온 토사를 치우고, 꽉 막힌 배수로를 뚫어 물길을 다시 여는 순으로 진행됐다. 그치지 않는 비에 민주당 참석자들은 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상의에 흰 우비를 겹쳐 입었다.

김 원내대표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묵묵히 삽으로 흙을 퍼날랐다. 코로나19 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탓에 안경알에 김이 잔뜩 서리기도 했다. 작업 도중에는 "50세 이상은 5분간 휴식하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재난지원금 현실화와 본예산에 포함된 재난(목적) 예비비 확대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피해보상과 재난지원금이 과거 기준으로 만들어져 지금 물가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것들을 개선해 실질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본예산에서 재난예비비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번에 코로나19 같은 전염병도 있고, 예기치 않은 폭우도 있다"며 "지금은 피해 유형과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재난) 예비비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가 설계해 놨던 지원과 복구의 개념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이런 기록적인 강폭우를 사실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며 "차원이 다른 기후 재난에 대비한 대응·복구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2일 예정된 긴급 당정협의회에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전날(10일) 통화에서 재난지원금 현실화와 읍면동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위한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 등은 이후 산사태 위험지역 시찰에 나섰으며, 오후 중 서울 여의도 국회에 복귀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아 지원에 나선 건 이날이 처음으로, 12일에는 차기 지도부 후보들이 전북 남원을 찾는다. 13일에는 현 지도부가 경남 하동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성마을을 방문해 침수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전남 구례에서 봉사활동 '이틀째'를 맞았다. 통합당 지도부는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도로 일찌감치 전남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도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밀짚 모자를 쓰고, 분홍색 수건을 두른 차림으로 물에 젖은 집기를 마대자루에 담아 수레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늘 비가 와서 (봉사활동을)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가 온다고 수해 복구 작업을 안 하는 게 어디에 있냐. 비가 와도 봉사활동을 하자고 했다"며 "비가 그치면 전국의 당협별로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남행을 택한 것이 통합당의 '불모지'인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호남이 아니라 이곳에 피해가 있어서 온 것"이라며 "무슨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반대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도 지속될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자체가 돈을 다 써버린 상황"이라며 "수해를 위한 피해지원이 필요하면 추경도 반대하지는 않겠다 정도다. 추경에 대해 재정정문가들은 많은 비판을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한다고 해도 그동안 (재정) 운영에 대한 잘못은 검토해 봐야 한다"며 "민주당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희숙·이용·황보승희·정희용 의원 등 11명과 당원 40명, 보좌진 24등 총 75명이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에서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후 7시쯤 서울로 복귀할 계획이다.

긴 장마와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가 커지자 여권과 야당이 4대강 사업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밝히자 4대강 사업이 정치권 의제로 소환됐다. 여권에서는 4대강 사업의 폐해가 이미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주장함과 동시에 현 정부의 태양광 개발 문제를 파고 들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이포보가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편 이번 수해와 관련해 '현 정부의 태양광 사업'과 'MB(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여야 공방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4대강 보를 설치한 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지금 논쟁 중이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가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더라도, 소하천의 범람을 개선하는 정비가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을 향해 "기록적인 폭우와 피해 앞에, 그것도 정쟁의 요소로 끌어들여서 논쟁하자고 달려드는 것은 점잖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을 비판했다.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이날 "애매모호하게 홍수의 원인이 4대강보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가뭄과 홍수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보를 파괴하시라"고 했다.

이재오 전 의원도 "4대강보는 물흐름을 방해하는 기능이 아니라 물이 많이 흐르면 저절로 수문이 열려 물을 흘려보내는 자동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4대강으로 호도하지 말라"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홍수가 지나가고 산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을 해보면 태양광발전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판명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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