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공공기관(公共機關)에는 정부 재정이 투입된다. 현재 340개 기관이 지정돼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 필수지만 도덕적 해이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견제·감시, 관리·감독의 사각지대 속에서 방만하게 운영되는 공공기관을 고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창설 50주년을 맞이한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0.7.23/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 사이에서 음주운전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직원 18명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면허정지' 직원들은 견책이나 근신으로 면죄부를 받았고, 혈중 알코올농도 0.08% 이상 만취상태에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직원 대부분도 감봉 처분에 그쳤다. 직원 간 성추행 사건도 지난해에만 2건이 발생했다.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윤주경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 직원 18명이 면허정지 이상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Δ정직 2명 Δ감봉(1~3월) 5명 Δ견책 5명 Δ근신 6명 등이다.


징계를 받은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은 모두 혈중알코올 농도 0.06%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알코올 농도 0.03%에서 0.08%의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자는 모두 '견책' 또는 '근신' 경징계를 받았다.

이중 2018년 5월 혈중알코올 농도 0.094%로 적발된 A씨(근신)와 2017년 9월 혈중알코올 농도 0.093% 적발 B씨(견책), 2018년 11월 혈중알코올 농도 0.094%로 적발된 C씨(근신)는 강화된 도로교통법 기준 적용 전이라는 이유로 경징계만 받았다. 현재 기준으로 하면 이들은 모두 '면허취소'에 해당되는 중징계 대상자다.


또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 농도 0.08% 이상으로 중징계를 받은 직원은 5명인데, 이들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감봉 1~3개월 처분에 그쳤다. 정직(1월)을 받은 D씨는 음주단속에는 걸리지 않았지만, 소주 2병을 마신 상태로 연구소 내 교통표지판과 가로등 등을 잇달아 들이받아 징계를 받았다.

신원조회 권한이 없는 국방과학연 측은 감사원의 통보를 받고서야 뒤늦게 직원들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자진신고한 직원이 없었다는 의미다.


경찰 단속에 걸린 사실을 쉬쉬하며 덮었다 발각됐지만 음주운전 직원들에 대한 가중처벌은 없었다. 오히려 적발 시점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 전 기준이어서 징계양형도 그에 따라 현행 보다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 직원들이 음주운전 사실을 숨겨도 불이익이 없어 자진신고 유인이 없는 셈이다.

이밖에 국방과학연에서는 지난해 2차례의 성추행·성희롱 사건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월과 9월 회식자리에서 각각 성희롱·성추행이 있었다. 이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와 개별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각각 감봉 3월과 견책 처분을 받았다.

국방과학연 측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징계처분을 원하지 않았으나 연구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징계위에 상정해 처분했다"며 "2건의 가해자는 징계처분 외에 근무지를 지방으로 변경해 2차 피해방지를 위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가부의 성희롱 고충처리 매뉴얼(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유사사례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더기 음주운전 징계와 관련해선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지속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일부 퇴직 연구원들이 기밀자료를 해외로 유출한 혐의가 드러나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창설 50주년을 맞아 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구원 한 분 한 분이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만드는 애국자"라고 격려하면서도, "국방과학기술의 연구 성과 보호와 보안을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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