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2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진애TV'가 있다. 오랜만에 인터뷰하기에 앞서 여기 올라온 동영상 클립들을 먼저 좀 들여다봤다. 21대 국회에 들어온 이후 새로 만들어진 '김진애의 의정 이야기' 코너 등엔 '#매운맛_정치' '#김진애너지라이브'란 해시태그가 붙어 있었는데 그럴 만해 보였다. 국회의원 '밥값'을 하기 위해 발의도 열심히 하고, 평행선만 긋고 있는 지리멸렬한 회의에선 종종 손을 들고 "결론 냅시다"라고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가 하면, 상대 당 의원들에게 "공부 좀 하고 오시라"며 쓴소리도 한다.

15년 전쯤 '도시·건축 전문가 김진애'와 만나서 인터뷰할 때 느꼈던 열정과 에너지, 거침없음은 '국회의원 김진애'에 이르러도 변함이 없었다. 꾸미지 않고 알고 있는 그대로를 구성지게 말하거나 이슈와 이슈 사이를 종횡무진하다가 종국엔 상식(常識)을 찾는 스타일은 여전했다.


그는 "삶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부동산 정책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현 상황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문제를 제기했고,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인 양극화가 부동산 시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불안정성을 잡아주는 것이 정책이며, 그걸 돕는 것이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산의 의미가 넘쳐나는 '부동산'이란 단어보다는 삶을 담고 있는 '주거'란 말이 정책 앞에 붙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자신이 다주택자로 지목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시장을 교란하는 건 단기 투기성 매매일 뿐 자신은 현재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에서 일생을 살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진애 의원과의 일문일답.


◇나는 '어쩌다 다주택'…갭투자로 재건축 산 고위 공직자가 문제

- '다주택자' 김진애 의원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 입법기관이든 행정기관이든 고위직에 있으면 "다주택자는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 같은게 생긴 듯하다.


▶ 맞다. 그런데 저는 '어쩌다 다주택자'가 된 경우다. 강남 다세대 주택의 경우 30년 전에 시부모님 등 가족들과 함께 모여살기 위해, 그리고 아파트란 획일적 공간보다 주택에 살고 싶어서 지은 것이지 투기를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었다. 저처럼 가정의 사정 등으로 저처럼 '어쩌다 다주택자'가 된 경우가 있다. 고향에 상속을 받아 둔 집이 있다든지, 집과는 먼 근무지에 오피스텔을 따로 사서 살고 있다든지 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저는 이 집에서 일생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집값이 올라도 '투기'를 했다고 볼 수 없진 않느냐. 그리고 다세대 주택, 말이 세 채이지 다 붙어있고 목적대로 가족들이 살았다. (참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김진애 의원 부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다세대주택 3채와 인천 강화군에 단독주택 1채를 갖고 있으며 김 의원 배우자는 논현동에 5억원 상당의 사무실을 보유하고 있다 http://ccej.or.kr/61638)

문제는 '단타 투기성'으로 매매를 해 다주택자가 되거나 하는 경우다. 고위 공직자 중에서도 기대수익을 노리고 갭투자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 산 사람들 알고 있다. 이름은 거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당연히 투기성 불로소득을 기대한 것이다. 그건 나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그저 오랫동안 살다가 갑자기 재개발, 재건축이 되어서 소득이 생긴 경우에 대해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그런 경우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데 그게 잠시 없어졌었다(참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지난 2006년 도입,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2013~2017년 말까지 제도 시행이 한시적으로 잠정 유예됐다가 2018년 1월부터 부활). 초과이득을 확실하게 국가에 환원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민정수석이 집 두채? 무슨 문제가 되나…세금 거두면 돼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집 두채'로 여러 곤욕을 치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청와대 수석 비서관급 참모들에게 '무조건 1주택만 가지라'고 한 것은 솔직히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혼자 그렇게 정한 것이다. 우리 사는 사회라는 건 다양한 욕구로 이뤄져 있는데 말이다. 애당초 이 정부에서 다주택자를 겨냥해선 안 됐다.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한편으로는 임대사업자를 지원하지 않았나. 그건 시장에 이중 교란 사인을 준 것이었다. 단타 투기성 매매는 확실히 문제가 있지만 집이 몇 채인가 자체는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김조원 전 수석의 경우 아파트 두 채를 안 팔고 나갔는데(자리에서 물러났는데) 본인이 그런 선택을 한 것 아니냐. 그리고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정책실장이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이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하고 절대로 못 팔겠다고 하고 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민정수석의 자리에서는 그게 무슨 큰 상관인가.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이 상황을 해소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제일 중요한 수단은 세금이다. 투기도 하나의 자유다. 대신 세금은 제대로 거둬들일 수 있도록 하고 투자자도 그걸 피하면 안 되는 거다. (세금)제도의 틀을 만들어 놓고 자신의 경제적 활동이나 이런 걸 하게 놔둘 때 시장이 괜찮아진다. 그래서 나는 건강한 부동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같은 사람이 무지무지하게 돈 많이 벌어가지고 대저택에 살고 하는 것,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예 주상복합 건물을 지어서 자신은 펜트하우스랑 쓰고 이런 것, 이걸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2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본인의 다주택을 해소할 생각이 있는가.

▶ 다세대 주택을 어디다 파는가. 팔리기나 하는가(웃음). 그리고 한 채씩 우리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저는 평생 살 생각으로 만든 집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살 거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곳을 임대하고 있지만 누구에게 하고 있는지까지는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묻지 마라.

그리고 주택, 부동산이란 단어보다 '주거'(住居) 혹은 '도시'라는 단어를 쓰면 좋겠다. 특히 정책에 있어서.

-종합부동산세는 얼마나 내고 있는가. 강화하게 되면 더 내야 하는데 부담되지 않는가.

▶ 처음으로 종부세를 냈던 것이 2006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100만원쯤 냈다. 그래서 "이만 하면 견딜 만하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갑자기 종부세가 18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2017년까지 냈다. 그러다 작년에 111만원을 냈다. 종부세는 집값이 올라서 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집값을 너무 오르지 않게 하는 장치도 된다. 종부세가 오르게 되면 아마 내년부터 한 400만원, 500만원 선에서 낼 것으로 추정하고 종부세랑 재산세랑 합해서 연간 1000만원 정도 낼 것 같다. 이 정도는 내야 하지 않겠나.

◇국민도 다 아는 지식을…입법 절차만 문제 삼는 통합당 공부해야

-자칭 '소수 야당' 의원이지만 여당과 부동산 입법은 뜻을 같이했다. 이번 부동산 입법 과정은 거대 여당의 폭주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 전 세계적인 저금리 때문에 부동산 시장엔 돈이 많이 몰리고 있어 이상 과열되고 있는데 이번에 국회에서 (7.10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할) '부동산 3법' 입법을 완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대 여당의 독주가 아니라 시장 이상을 바로잡기 위해 한시가 급했던 것이었다. 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 지난 18대 국회에 있을 때부터 관련 일을 해 왔고 20대 국회에선 이미 마무리지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잘 안 돼 있는 나라는 없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2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 온 동영상 중에 제가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공부 좀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있다. 그들은 법안이 '소위원회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자꾸 절차를 문제 삼았지 부동산 입법 내용을 가지고 시비를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의결이란 건 상임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소위라는 곳은 검토를 하라고 있는 곳이지 의결기구가 아니다. 제가 그래서 국회법을 열심히 공부했다. 국회법 57조는 상임위의 권한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소위를 '두어야만 한다'가 아니라 '둘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리고 58조에선 소위를 이렇게 운영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 정말 공부 좀 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도 이미 다 알고 있고 조금만 검색해도 엄청난 지식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옛날처럼 똑같은 얘기(소위를 거쳐야만 한다는 얘기 등)만 가지고 국민을 지루하고 짜증나게 만드시면 안 된다. 좀 다채롭게 공격의 포인트를 잡고 따져야 설득력이 있지 않겠느냐.

-이 정부 공급 정책의 골자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당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까지 나서서 반대하는 님비(NIMBY)가 나타났다. 그리고 소셜믹스(Social Mix)를 하자, 즉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구분되지 않도록 섞자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이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잘될지 의문이다.

▶ 그게 내가 속상한 점이다. 내가 40년 전 석사 논문을 쓸 때 소셜믹스에 대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반포와 잠실에 아파트가 막 개발되고 그럴 때였다. 아파트 단지별로 나누지 말고 분양과 임대를 단지와 동 구분 없이 섞으라고 주장했다. 정책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소셜믹스를 얘기하기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된 것 같다. 서울시 등에서. 내가 논문에서 주장했듯이 분양과 임대는 504호, 1201호, 이런 식으로 무작위로 섞어야 한다. 그러면 별문제가 없다. '끼리끼리 문화' '단지이기주의' 이런 것이 싫어서 내가 아파트에서 나가 주택으로 간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셜믹스는 매입임대주택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설계 기술이 이전보다 굉장히 다양해지고 해서 작은 세대도 야무지게 만들 수 있다. 정책엔 삶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바탕이 있어야 한다. 과거는 4인 가구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1인 가구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 걸 정책에서 고려도 해야 한다. 우리만의 'K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수도 이전은 수도권 과밀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 수도 이전보다는 '행정수도의 완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세종시는 국토균형발전과 행정혁신을 위해 만든 도시이고 그걸 완성하는 건 중요하다. 그래서 국회가 이전한다면 많이 바뀔 거다.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를 봤나? 거기서 대한제국의 서울은 역사 수도고 평양은 경제수도, 부산은 문화수도 이렇게 분류를 해 놨더라. 그걸 보고도 생각했다. 서울이 갖고 있는 역사수도로서의 상징성은 행정수도 완성과는 별도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도시와 지방 간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서울은 인구가 줄어도 수도권 인구는 느는 현상도 계속될 것이다. 이런 것을 막는 건 정부 등 공공만이 할 수 있다.

-4대강 사업이 다시 정치권에 소환되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 이번 집중호우 때 4대강 사업을 재평가하자는 미래통합당이 저는 딱하게 보이더라. 여전히 친위 세력이 남아서 그러고 있더라. 그리고 솔직히 많은 토목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란 걸 도운 원죄가 있어서 그걸 디펜스(방어)하려는 그런 것도 작용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던 것 같다.

저는 이것(4대강 사업의 공과)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이고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고 비용편익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서로 싸우는 일이 있더라도 제발 좀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洑)를 한꺼번에 폭파하겠다는 것도 너무 폭력적인 발상이다. 보가 홍수 방지에 도움이 되느냐고? 전혀 없다. 가뭄과 홍수 예방은 댐이 한다. 오히려 지금으로선 저류지(貯溜池·water retention)를 만든다든지 독일처럼 범람지를 따로 만들어 두는 것이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범람지엔 사람이 살지 않고 나무를 많이 심어두거나 하는데, 비가 많이 오면 그곳으로 흐르게 해주는 거다. 물이 빠지면 다시 숲처럼 되고. 이렇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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