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법령에 근거를 두지 않고 지자체의 시설물 손해배상 책임을 주민에게 전가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법에 근거가 없는 새로운 세무조사 요건을 추가하는 등 불합리한 자치법규 2만건을 정비한다.


정부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11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불합리한 자치법규 정비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이번 정비방안은 상위법령을 위배해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지자체 조례나 규칙을 정비하는 것이다.


그간 중앙부처의 법령 개선과 이를 집행하는 공직자의 행태개선(적극행정)에 중점을 두고 규제혁신을 추진했지만, 자자체에서 자치법규에 반영하지 않거나 법령 근거·위임없이 자치법규로 규제를 신설하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243개 지자체의 조례 7만9000개, 규칙 2만4000개 전체를 대상으로 총 2만여건(조례 1만6614건, 규칙 3896건)의 문제를 발굴했고, 불합리한 규제(권리제한·의무부과)와 주민불편·부담을 초래하는 비규제를 동시에 정비했다.


유형별로는 법령 위임범위 일탈(57%), 법령 개정사항 미반영(23%), 법령 미근거(20%) 순이며 내용별로는 불합리한 행정절차(58%), 영업·주민생활의 지나친 제한(23%), 과도한 재정부담 부과(9%) 등으로 나타났다.

발굴된 조례 1만6000여건 중 1만3000여건(83%)은 정비를 마쳤고, 3000여건(17%)은 정비가 필요하다. 규칙은 다음 달부터 집중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불합리한 자치법규 일례로, 37개 지자체에서는 시설물의 관리책임이 지자체장에게 있는데도 지자체장이 가입해야 하는 공유재산 손해보험(화재보험 등, 월 70여만원)을 위탁관리자인 주민이 가입하도록 규정했다. 또 89개 지자체는 문화·체육시설 이용 시 발생한 과실 사고에 대해 공유재산법령 근거 없이 이용 주민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법령에 근거가 없거나 법령을 초과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A군은 산림보호법령이 산림 근처에서 소각한 자에 대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를 75만원 이하로 상향했다. 34개 지자체에서는 옥외광고사업자가 광고물에 대한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경우 30만원 미만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 법령과 달리 과태료를 30만원으로 규정했다.

지방세기본법은 세무조사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법에 근거가 없는 새로운 세무조사 요건을 규정한 사례도 다수 발굴됐다. 24개 지자체 규칙은 지방세기본법은 지자체의 비정기 세무조사(특별조사) 요건을 탈세 제보·자료가 있거나 신청이 있는 경우로 한정했으나, '일반조사로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 등'의 포괄적 요건을 추가했다.

또 61개 지자체는 동일인에 대해 연 2회 이상 세무조사가 가능한 경우를 탈루· 세원확정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납기전 징수 사유가 발생한 경우'(세원은 확정됐으나 법인해산 등의 경우)를 추가했다.

이 밖에 주민자율기구 등 지자체 관여나 감독이 필요 없는 사항에 대해 보고·신고·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거나, 세무조사 사전통지·과태료 이의제기·상인회 자료제출 기한을 법령보다 축소해 규정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정부는 발굴된 조례·규칙이 신속히 정비되도록 지자체별 정비현황 점검·평가 등을 강화하고, 지자체별 불합리한 자치법규 세부 내용을 주민에게 공개해 지자체의 신속한 정비를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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