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4월에 정부의 권고대로 미루어 8월에 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막아 이번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추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22일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박모씨(36)가 결혼식을 3일 남기고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다.

19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한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당장 이번 주말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곤경에 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집결하는 모임·행사는 이달 30일까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결혼식·동창회·회갑연·장례식·돌잔치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사적 모임도 마찬가지다.

박씨는 "양가 친척만 합쳐도 70~80명"이라며 "가족사진도 못 찍는 상황이어서 결혼식을 2번째 연기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이미 지난 4월 코로나 확산 분위기 때문에 결혼식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그는 "그때(4월)도 180만원을 더 내고 날짜를 미뤘다“며 ”정부 조치에 따라 결혼식을 못 올리면 피해는 전부 예비부부들 몫이다. 하객이 적어 보증인원을 못 맞추면 차액을 예식장 측에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돈이 아까워 결혼식을 강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집합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확진자 발생 시 입원·치료비·방역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인들도 ‘손님으로 참석하면 벌금 300만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심리적으로 결혼식에 오고 싶다가도 안 올 것”이라며 “돈은 돈대로 들고 언제 다시 결혼식을 잡아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박씨와 같은 피해를 보는 예비부부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18일 "예식업중앙회에 고객이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결혼식을 연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씨는 "공정위의 요청은 말 그대로 들어줘도 그만, 안 들어줘도 그만인 요청“이라며 ”행정명령으로 금지해놓고 형식적인 요청만 했다고 하니 억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4월에 한 차례 결혼식을 미루고 8월까지 오는 동안 정부의 결혼식에 대한 중재안이 아무 것도 없다”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공격적으로 했으면 이에 따른 중재안도 공격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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