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22/뉴스1

(서울·부산=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정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2일 회동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중 관계 복원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다만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양 위원이 중극측 입장을 설명한 만큼 우리 정부에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안보실장과 양 위원은 이날 오전 부산의 한 호텔에서 회담과 오찬을 포함해 총 5시간 50분간 회동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과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 정세 등 폭넓은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무엇보다 서 안보실장과 양 위원간 회동에서 '시 주석의 방한 조기 성사'에 합의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중국 측은 "한국은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까지 확인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양국의 최고위 외교 관리와 안보실장이 직접 만나 저런 대화를 나눴을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나온 만큼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한 추진력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틀어졌던 한중관계를 완벽히 복원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해 악화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브리핑에 당초 예상했던 '연내' 등 구체적인 시점은 특정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방한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외교당국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등이 변수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중 양국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라고 전제를 달았다.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 주석의 방한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 필요성과 함께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리커창 총리의 방한을 협의한 만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리 총리의 방한이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22/뉴스1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의 우호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양 위원의 2년만의 방한이 28주년을 맞는 한중 수교기념일(8월24일)을 즈음해 이뤄진 데다 이번 만남은 지난 7월 서 안보실장 부임 이후 주요국 상대 인사로는 처음으로 가진 상견례를 겸한 회담이었다.

서 안보실장은 회담에서 Δ항공편 증편 Δ비자발급 대상자 확대 등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고, 양 위원은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의 동반자로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때문에 시 주석의 방한만이 조기에 성사된다면 양국간 막혀 있는 현안들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사드 배치로 내려졌던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 완벽하게 해제될지 관심이 모인다.

이와 함께 양 위원이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서 안보실장은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고, 양 위원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평가하면서,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우리 측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Δ방역 협력과 공유하천 공동관리 Δ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 및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Δ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 대북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협력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북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 주석이 방한시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대북협력 구상에 지지를 표할 경우 남북관계에 진전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양 위원이 최근 미중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측 입장을 설명한 것은 우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홍콩국가보안법, 화웨이와 틱톡, 남중국해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우리 정부에 중국에 대한 지지나 미국에 치우치지 않은 입장을 견지하도록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로선 선택이 쉽지 않은 지점일 수밖에 없다. 자칫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이나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 등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양 위원의 이같은 설명에 서 안보실장이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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