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김근욱 기자 = 22일 고열과 몸살을 앓던 이한정씨(25·가명)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으려다가 포기해야 했다. 37도 이상 추정되는 열이 났고, 주먹을 쥐지 못할 정도의 알 수 없는 고통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자 질병관리본부 1339로 전화를 걸었으나 "(검체 검사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화상담 담당자는 '기침이나 콧물, 가래가 있느냐' '호흡기 질환을 겪은 적 있느냐'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뒤 "(코로나19가) 아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동네 의원을 먼저 방문해보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 그때 다시 연락 달라"고 밝혔다.
이씨는 "'혹시 확진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집밖에도 나서지 않고 있었는데 상담전화상 너무 태연하게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어 아직도 마음이 어수선하다"고 밝혔다.
황선호씨(33·가명)는 정반대 상황이 23일 있었다.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을 찾았는데, 해당 위치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파악한 것이다. 전혀 증상이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포구 보건소를 찾았고, 곧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검진의는 별다른 제한 없이 "체온은 36.5도에 증상이 없으시다고 하지만 검사를 하겠다. 결과는 1~2일 뒤 나오니 자택에 머물러 달라"면서 검체 검사를 하게끔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사흘만에 1000명을 넘어서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이 검토되고 있는데도 방역 현장 대응에 일관성이 없어 자칫 방역망에 커다란 구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황씨와 같이 성북구를 찾았던 김은재씨(25·가명)는 강북구 보건소와 통화 뒤 '검사를 받으러 와 달라'는 통보를 받고 현장에 갔으나 검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앞선 두 경우는 같은 보건소의 서로 다른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면 이번에는 같은 현장을 찾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보건소에서 검사 여부가 갈린 것이다.
강북구 보건소 검진의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면 해당 구청에서 문자가 갔을 것인데, 문자 전송 사항이 없고 증상이 없다면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며 그를 돌려 보냈다. '현장에 같이 있던 황씨는 마포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하소연했지만 "병원에 가서 비용을 지불하고 검사 받으라"는 말만 돌아왔다.
김씨는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싫어서 돈을 주고라도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준이 모호하다면 '최대의 위기'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정치 구호일 뿐"이라며 "방역망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현장을 방문했으나 검사여부가 갈린 경우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내 의료진(검진의)의 주관적 판단과 보건소 현장상황에 따라 검사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마다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서로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검사율을 높이기 위해 '익명검사'를 도입할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3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실명검사가 원칙이지만 여러 이유로 신상공개를 원치 않는 분들은 휴대폰번호만 적고 검사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분은 물론 인근에 방문자들도 오는 26일까지, 3일 내에 가까운 보건소 등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