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희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진구지사 부장/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과 ‘K건강보험’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는 국민들의 호평은 KBS가 시사IN,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국민들의 87.7%가 건강보험을 신뢰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건강보험이 코로나19 방역·치료와 의료체계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결과이다.

건강보험은 코로나 검사·치료의 직접적인 비용 지급뿐만 아니라 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건강보험급여비 선(先)지급 및 조기지급을 시행했다.


검사와 치료비에 약 2000억원을 투입했고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요양기관 5514개소에 2조5333억원의 급여비를 선지급했다. 조기지급 건수는 46만4540건 수준으로 규모는 16조2665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에게는 진단·치료비(치료비 건강보험 80%, 정부지원금 20%)로 본인이 부담하는 치료비를 0원으로 가능케 해 국민들이 병원비로 인한 불안감에 떨지 않을 수 있었고 의료기관에는 급여비용 선지급 자금으로 사용돼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병원비까지 부담하게 되면 구매력이 감소하게 되고 소비감소로 이어져 또 다른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여 코로나19 치료비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감면(30~50%)을 실시해 안정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건강보험료 당기수지 적자는 9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89억원 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늘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준비금을 10조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내년도 건강보험료를 적정 수준에서 인상시키지 못하면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 상황에서의 대응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시책에 차질이 예견된다.

불확실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건강보험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건전한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2017년 발표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국민의 병원비 부담이 큰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여 병원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급격한 변동 폭 없이 당초 계획대로 최근 10년 평균인 3.2% 내외에서의 인상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리서치 의뢰)에서 ‘적정수준의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국민 의견이 87%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충실히 해 의료비 걱정 없이 다른 소비를 해줄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해 나가야만 경제에도 선순환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으나 의료 접근성과 국민의 건강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2020년 건강보험료율은 독일 14.6%, 일본 1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6.67%로 낮은 편이다. 적정 수준의 건강보험료율 인상으로 그 무엇보다 소중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안전망의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수행해 ‘불확실한 경제 위기의 반복 속에도, 병원비만큼은 걱정 없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