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5개국 외교장관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강대국들 간의 긴장고조로 '다자주의'(multilateralism)가 약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앞으로 다자주의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2020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 웹세미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존 '다자주의 제도 및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취약점은 더 크게 드러났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어 "각국은 바이러스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다급한 필요에 의해 국경을 걸어 잠그고 배타적으로 변했으며 발병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간 분열된 역학관계는 위기 대응에 더욱 필요한 지구적 연대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약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외에도 다자주의를 약화시킨 또 다른 요소로 '강대국 간 긴장 고조'를 꼽았다.


그는 "외교 주체들에게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강대국간의 긴장 고조"라면서 "무역 분쟁에서 시작된 긴장이 현재는 경제, 기술, 군사, 보안, 정치,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대립으로 격화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초강대국 관계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추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다자기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다자주의가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평화와 공동번영을 강조하며 더욱 다자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강 장관은 "대한민국은 다름 아닌 모두와의 평화 및 공동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다자주의를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려는 접근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구촌이 다자주의를 구하기 위한 분투 속에서 중차대한 갈림길에 도달했다"면서 "우리는 다자주의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강 장관은 70년간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설명하며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휴전을 대체하게 될 공식적인 평화협정에 기반을 두고 불안정한 평화를 영구적인 평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세스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중추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지난 3년간 이 프로세스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현재 북한과의 대화는 교착상태"라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그는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느리지만 확실히 추진되도록 기초를 다져나가고 있다"면서 "미국과 주변국과 긴밀한 협의하에, 한미동맹의 굳건한 공동방위태세의 기반 위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쟁 후 우리나라가 '번영하는 시장경제, 생동하는 자유 민주주의'로 탈바꿈하는데 있어서 다자주의 질서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은 다자주의 제도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면서 "이제는 음악, 춤, 드라마, 영화, 음식, 보건 등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국제 무대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 장관은 그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이 진척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유엔 개혁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주제이지만 정점에 놓여 있는 기구인 안전보장 이사회는 수십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혁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큰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근시일 내에 의미 있는 진전을 바라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관련 회원국이 유엔에서 근본적인 민주주의적 결핍을 완화할 방안을 찾는 과제를 두고 고민을 하는 동시에 WHO와 같이 정치적, 기술적인 측면이 덜한 기구를 이용해 보다 단합되고 결과 중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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