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김진희 기자 = 희귀암인 '혈관육종'을 앓고 있는 현직 소방관이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소방대원의 유해물질 노출과 관련한 역학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천 강화소방서 김영국 소방관은 지난달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공무상 요양(공상) 승인을 받았다. 김 소방관이 앓고 있는 혈관육종암은 혈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그간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공상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화재현장 구조 등 특수한 근무환경을 고려해 처음으로 인정됐다.
김 소방관은 13일 소방청에 대한 행안위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해 "소방을 직장이 아닌 '업'으로 여기고 살아왔는데 병마와 싸우며 공상 인정이 불투명할 때에는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소방관은 "하물며 집에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병들었다고 해도 내치지 않는데 인권이 국가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웠다"며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공무상 재해 입증을 직접 정리해 역학조사팀에 보내줘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직 차원에서 소방관 개개인 출동건수를 관리하고, 현장에서 유해물질 노출에 대한 역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각 소방서에 복지전담부서를 신설해 대원 개인 관리와 유해물질 역학 조사 등 데이터를 병합하면 투병 당사자와 그동한 사망한 동료들 유가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무상 재해 입증 지원사업 현황을 보면 후원금으로 소방관 본인이 직접 공무상 재해를 입증하는게 현실"이라며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서 본인도 알 수 없는 유해가스, 유독 가스에 접촉해 어떤 질병을 얻을지 모르는 위험한 직종임에도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고, 민간기업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소방관 임명부터 퇴직 때까지 건강 관리 데이터와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공무상 재해 입증사업을 소방관이 한다는 것은 의학적인 전문 지식도 없고 어려운 상황이고, 오히려 공상 추정법을 추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상 추정법은 소방관으로서의 근무이력이 일정기간 이상이면 특정질환을 모두 공상으로 인정해줘 별도의 입증 책임이 없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행 중이다. 김 소방관도 "20대 국회에서 공상추정법이 통과됐다면 민간 지원사업도 필요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법안이 많이 만들어져 동료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김 소방관의 별명을 '강철 소방관'으로 소개했다. 서 위원장은 "김 소방관이 지금까지 1000여명 구했는데, 앞으로도 1000명 더 구하고 싶다고 했다"며 "소방관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