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사람들이 발길이 뚝 끊겼다. © 뉴스1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저희는 할로윈 이런 거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그냥 장사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1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평소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모습이었다. 이태원의 한 술집 매니저 A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태원 거리 곳곳은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호박, 거미줄, 유령 모형들로 꾸며져 있었지만 가게는 텅텅 비어있었다.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았다.

A씨는 "가게가 작아 정부 방역 수칙에 따라 40명만 받고 있다"면서 "장사가 안되니 알바생들을 모두 내보냈다. 애들이 택배 상하차하거나 근처에서 배달 일을 하더라. 건강보험금도 못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아주 드물게 핼러윈을 맞아 분장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20대 남성 B씨와 C씨는 각각 '톰과 제리'의 '톰',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분장을 하고 이태원 거리를 돌아다녔다.

B씨가 분장한 톰은 그냥 톰이 아니라 마스크를 쓴 톰이었다. 인형 탈 위로 커다란 마스크 부직포가 얹어져 있었다. C씨 역시 제이슨의 마스크 안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느냐고 묻자 C씨는 "마스크 쓰기, 손 세정, QR코드 체크인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우리는 돌아다니기만 할 뿐 술집이나 클럽에 들어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의 한 유명 클럽은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평소였으면 한창 손님이 넘쳐났을 시각이다. 클럽의 문 위에는 서울시와 용산구에서 보낸 각종 방역수칙과 공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태원의 다른 유명 라운지 바는 이날 정상 영업 중이었다. 직원이 가게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QR코드 체크인, 체온 측정을 하고 나서야 손님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내일부터는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가게 문 앞에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임시 휴업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태원 대부분 가게가 손님이 없어 텅텅 비어있었던 것에 비하면 이 라운지 바에는 그나마 손님들이 있는 편이었다. 가게가 미어터질 듯이 손님이 넘쳐나던 평소 모습에 비하면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술집에 호박 모형이 걸려있다. 이 가게에는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 © 뉴스1

클럽 대부분은 운영을 중단한 모습이고 술집들만 문을 열었지만 문을 닫은 곳도 많았다. 사람들이 함께 술과 음식을 먹고 대화를 하는 술집의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방문하는 손님들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태원에서 케밥 트럭을 운영하는 인도인 D씨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D씨는 "10월 들어서 손님이 많아졌다가 오늘 갑자기 손님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이날 이태원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는 E씨 역시 "지금 이태원 클럽들 다 문 닫았는데 왜 왔냐"고 반문하며 "저기 다 문 닫히고 불 꺼진 것 안 보이나. 요즘 이태원 상황은 최악"이라고 했다.

이태원에 자주 놀러 온다는 세네갈인 F씨는 "코로나가 걱정되긴 하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 잘 씻으면 예방할 수 있다"며 "이태원은 한때 위험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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