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진 승리 연설에서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정책 기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반복될 경우 남북관계가 교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가 그동안 큰 변화를 겪었고 미국도 본토 위협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서 적극적인 대북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국정 후반부의 핵심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대미 외교전을 시작했다. 바이든 정부가 오마바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기조를 이어갈 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단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대표적인 친한파이자 외교 현안에 이해도가 깊은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와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고, 남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서 바이든 정부 탄생에 제일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바이든 대통령의 시대에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믿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고, 항구적 평화의 전기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미국 내에서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사실상 북핵 문제를 제어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평가가 있다"며 "실패한 정책을 바이든 정부가 반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홍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이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당 한반도TF위원)도 '전략적 인내' 회귀 가능성에 "실제로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금 오바마 행정부 때하고는 차원이 많이 달라졌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바이든 후보가 한국을 잘 안다. 또 숙달된 외교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든 당선인 주변 인사들과 교류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의 '페리 프로세스'를 두고 의회 설득을 주도했던 점에도 주목한다. 페리 프로세스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기반이 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국감에서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이낙연 대표의 질의에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3기로 (대북정책에) 접근할 수 있지만 '클린턴3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클린턴 말기 때 대북 정책이나 페리 프로세스 등을 뜻한다. 그런 정책이 합리성이 있으니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6일 민주당이 학계와 연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토론회는 '전략적 인내' 회귀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주로 나왔다. 이 토론회에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모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 집권 초반 전략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지금 미국에 기대를 안 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정권을 잃을만한 트라우마를 겪었는데 다시 한미를 믿고 갈 수 있나"라며 "미국이 경제나 코로나 문제로 내년이나 내후년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북한도 움직일 가능성이 없는데 사실상 우리만 몸이 달아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내년 상반기 공백기 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북미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위험하다. 우리가 어떻게 이 시기를 잘 넘길지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전략적 인내는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종전카드를 활용해 미 안보팀을 설득하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빠른 시일 내 북미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