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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과거 조상들은 '문자도'를 그렸다. 주로 삼강오륜을 비롯한 유교적 윤리관을 드러내는 글자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그림을 말한다. 한자 획 안에 글자에 해당하는 고사 내용이 그려졌다.
홍인숙 작가의 작품도 이와 닮았다. 한자가 한글로 쓰인 점, 그림의 형태나 색채 등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글과 그림이 둘인 듯 하나인 점,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뚜렷하다는 점은 같다.
홍 작가는 오랫동안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동양화 매체들과 판화에 대해 연구해 왔다. 또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 ‘사회와 개인, 어린 시절, 가족’ 등 자신의 내면에 들어온 것들을 시적 언어로 기록했고, 그런 의식 뒤에 그림 작업을 해 왔다.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전시공간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안,녕 Ann,Yeong'에는 홍 작가의 이같은 작품 14점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전시명과 같은 작품이다. 그는 올해 '안'과 '녕'을 작업했다.
"그 어느 해보다 고단한 이천이십년의 하루 하루고 / 우리는 왜케 계속적으로 힘들고. 근데 더힘들어야 / 내일이는 온다하고. 모르던 사건사고로 알게되는 / 새롭게 소중한 한 글 자. 글자풍경 {안,녕}을 / 그 리 고 있 어 요."
홍 작가에게 글자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한 언어다. 결국 '안' '녕'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에게 평안을 묻는 인사 '안녕하신가요'로, 코로나19로 힘든 한 해를 보낸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안'과 '녕' 외에도 '책' '고마워' '귀여워' '싸랑' '뿅' '집' 등 한 개의 글자 혹은 단문 그 자체가 '제목'이 되는 작품이 소개됐다.
전시는 오는 12월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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