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의 한 카페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강수련 기자 =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발표되자 연말 약속과 여행을 취소하고 호캉스(호텔+바캉스)와 홈파티 등으로 대체하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솔선수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만남을 취소하고 자체적으로 대응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이다.


24일 0시부터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모임이 이뤄지는 주된 장소인 식당과 술집 등이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하는 데 따른 결과로도 풀이된다.

직장인 김지희씨(33)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소식에 출근하자마자 한달 전에 잡았던 약속을 취소했다"며 "첫 직장생활할 때 도움 주셨던 분들과의 약속이라 요청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취소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모씨(27)는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돼 제주도 여행을 취소했다"며 "제주도 여행 취소한 돈으로 호캉스(호텔+바캉스)나 갈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모씨(43)는 "예정된 동창회, 송년회가 모두 취소됐다"며 "대학 동창들끼리 연말 모임을 위해 미리 낸 선입금 전액을 코로나19 관련해서 기부하기로 했다. 금액이 크지 않아 말하기로 민망하지만, 어려운 시기라서 다들 동의했다"고 했다.


2단계 격상 발표에 한 달 전부터 세운 모임 계획을 취소했다는 김동현씨(26)는 "한달 동안 8~9명을 힘들게 모았는데 결국 취소했다"며 "올해는 모임 없이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 모임을 모두 취소하고 혼자 캠핑을 하러 가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정모씨(31)는 "연말 모임이 매주 금요일, 토요일 있었는데 다 취소했다"며 "이번 연말에는 혼자 캠핑을 가서 책도 읽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강제 약속 취소에 낙담하면서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세에 기대하던 가수의 콘서트가 취소됐다는 임모씨(27)는 "콘서트를 보려고 강남에 호텔까지 예약했는데 어쩔 수 없이 다 취소했다"며 "힘들게 티켓을 구했고, 가장 기대했던 연말 일정이었는데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티켓 취소한 돈으로 친구와 함께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조용히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전 술집을 찾아 아쉬움을 달래던 김모씨(29)도 "연말에도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있을 예정"이라며 "친구들과 랜선으로 만나기로 했다.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맥주 마시면서 분위기라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숙박업소를 예약하거나 소규모로라도 모여 술자리를 갖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지난 8월 현 2단계와 비슷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나타났던 '풍선효과'가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일부 시민들이 PC텔, 숙박업소, 편의점 등 술자리 장소 사각지대를 찾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정모씨(21)는 "술 마실 사람들은 오후 9시 전에 다 마신다.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당시에도 오후 1시부터 마시고 그랬다"며 "연말에도 모텔을 잡아서 친구들과 마시거나 집에서 모일 것 같다"고 했다. 이모씨(20)도 "정 술을 마시고 싶으면 집에서 마시거나 친구 자취방에서 마실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만남 최소화가 최선의 방역이라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시민들은 '올 연말 송년회는 없다'는 생각으로 선제적·자체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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