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6회말 교체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앞세워 배수진을 쳤으나 결국 패했다.

두산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앞선 5차전까지 시리즈스코어 2-3으로 뒤져있던 두산은 이날 패할 경우 준우승에 그치는 벼랑 끝 상황이었다.

위기의 순간 두산이 낼 수 있는 유일한 선발투수는 알칸타라였다. 알칸타라는 지난 17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6일 휴식을 취한 상태였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3일 열린 5차전 등판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승2패 상황에서 5차전이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판단, 이번 가을야구 내내 절정의 폼을 보이던 크리스 플렉센을 4일 휴식 후 등판시켰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기간 3선발로 뛰던 최원준마저 이날 9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날 두산이 0-5로 패하며 김태형 감독이 그렸던 그림은 완전히 어긋났다. 알칸타라는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심리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된 셈이었다.


알칸타라도 이번 준우승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정규시즌 리그 유일의 20승 투수였던 알칸타라는 포스트시즌에 접어든 뒤 유독 부진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알칸타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승리 없이 2패 5.82의 평균자책점이었다. 에이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두산의 고민도 점차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칸타라만이 모든 멍에를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이번 시즌 두산이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하는 데는 알칸타라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알칸타라의 이번 시즌 성적은 31경기 20승2패 2.54의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만 27번을 기록했고 그가 등판했을 때 팀 승률은 80%에 육박했다. 모두 리그 전체 선발투수들 중 단연 1위다.


알칸타라의 가치는 시즌 말미 더욱 빛을 발했다. 역대급 순위전이라는 평이 붙을 정도로 이번 시즌 KBO리그 막판 순위경쟁은 치열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칸타라는 시즌 막판 7연승을 비롯해 마지막 10경기에서 9승을 쓸어담으며 두산이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이 7연승 기간 알칸타라는 항상 퀄리티스타트를 올렸다.

포스트시즌 초반 흔들렸던 모습도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됐다. 지난 12일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7⅔이닝 동안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타선이 단 4안타에 그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으나 배수진을 친 6차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97개 공을 던지며 8피안타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으나 4번의 득점권 기회를 모두 날린 타선의 부진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KBO리그 2년차, 알칸타라의 첫 포스트시즌은 아쉬움과 숙제를 남기며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