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파크도서
2014년 대한민국에서 특이한 대회가 열렸다. 바로 ‘멍 때리기 대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뇌를 쉬게 하자는 의도로 시작된 이 대회는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를 가장 오래 유지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대회였다. 놀라웠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깊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참으로 우스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대회까지 열어야 멍 때리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일까? 도대체 우리는 왜 혼자 멍 때리기를 즐길 시간조차 없어진 걸까?


세상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간다. 자동차, 비행기, 배, 기차의 등장으로 우리의 이동시간은 단축됐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밥솥 등의 가전제품으로 집안일을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었다. 핸드폰으로 사람들 간의 소통도 빨라지고 컴퓨터로 갖은 업무에 필요한 시간이 줄었으며 온갖 로봇이 등장해 제품 생산 시간을 말도 안 되게 줄여줬다. 아직도 우리의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세상은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하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우리는 여유로워져야지 않을까?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우리의 ‘여유 시간’은 다 어디로 증발해버린 것일까? 왜 우리는 아직도 야근을 하고 집으로 일을 들고 오는 것일까?


산업화 이후로 시간은 돈이 됐다. 기계를 오래 가동할수록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장주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게으름은 비도덕적 행위고, 근면은 도덕적 행위’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직원들이 얼마의 임금을 받건 장시간 일하도록 설득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말도 안 되는 개념은 서서히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어 갔다.

그 후 약 200년 만에 사람들은 게으름을 싫어하고 죄악시 여기게 됐다. 이제 사람들은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못한다. 항상 바쁘고 시간이 없다. 특히 아무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게으른 짓’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이에 지쳐 힐링을 외쳐대는 사람들도 실상은 다르지 않다. ‘멍 때리기’마저 대회를 열어 경쟁하고 다른 사람들을 쫓아 불멍, 차박, 등산을 즐기기 바쁘다. 진짜 ‘쉼을 즐기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취미를 하며 이를 SNS에 전시한다. 누구도 진짜 ‘게으른 짓’은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매 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속에 자신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를 깨달을 후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 속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아냈다.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확실한 6가지 방법을,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그래서 저자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 이 책을 출간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바쁨 중독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삶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 김미정 옮김 / 한빛비즈 펴냄 / 1만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