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자체상품(PB상품) 종이박스 10개 중 8개에 내년부터 손잡이가 달린다. 사진은 최기영(오른쪽) 과기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발착장에서 택배차량에 구멍손잡이 소포상자를 싣는 모습. /사진=뉴스1
내년부터 대형마트 자체상품(PB상품) 종이박스 10개 중 8개에 손잡이가 달린다. 상자 운반 작업으로 허리, 팔목에 골병이 든 마트 노동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상자 손잡이 확산을 위한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마련·배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노동계가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상자 손잡이 설치를 요청한데 따른 조치다.


고용부는 주요 대형마트, 제조업체, 택배업체, 온라인유통업체 등과 손잡이가 설치된 상자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자체상품에 대한 손잡이 설치율을 기존 평균 9.0%에서 올해 말 20.6%로 확대했다. 이어 내년 평균 설치율은 82.9%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조업체도 손잡이 상자 공급에 동참한다.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생필품, 식품 등도 마트에 박스로 나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제조업체는 상자에 손잡이 구멍을 뚫을 시 이물질 유입, 손상 가능성 등을 감안해 설치 가능한 상자부터 손잡이를 만들 예정이다.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주요 제조업체는 내년 설 선물세트 중 127종에 손잡이를 설치한다. 설치율은 18.9%로 내년 일반제품의 손잡이 설치율은 기존 1.6%에서 7.8%로 늘릴 방침이다. 일부 제조업체는 앞으로 제품 포장을 설계할 때 디자인뿐만 아니라 취급 노동자의 작업 편이성을 고려할 계획이다.

내년에 주요 택배사와 온라인유통업체도 각각 67만개, 47만5000개의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냉동식품 등 손잡이 설치가 어려운 제품 상자에는 묶는 끈·보조도구 제공 등 대안을 검토한다.


고용부는 상자 손잡이가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 적합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배포한다. 가이드에는 업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상자 손잡이 적용대상, 기본원칙, 모양 및 위치 등이 담긴다. 가이드를 토대로 만든 상자 손잡이에는 '착한 손잡이' 표시가 부착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상자 손잡이가 기업들이 경제성만이 아니라 노동의 눈으로 생산과 경영을 바라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제 소비자들도 노동자를 배려하는 기업과 상품을 선택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