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 참석을 마치고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재정을 위해 단식 투쟁중인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사람을 살리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나라가 왜 있는 거예요, 사람이 몇 십년 동안 이렇게 죽고 있는데, 왜 이걸 못막고 있는 거예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7일째 단식 농성 중인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故) 김용균씨·이한빛 PD 유족들은 27일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연내 법 제정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마친 직후 농성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각각 만나 정부와 청와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노 실장에게 "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나. 사람을 살리는 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며 "사람이 몇 십년 동안 이렇게 죽고 있는데, 왜 이걸 못 막고 있는 것이냐. 결국 재계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막바지 조율 중인 법안이 지난 6월 정의당이 당론 추진하는 법안에 비해 처벌 수위 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 안을 대표발의한 강은미 원내대표는 "노동부, 법제처, 법무부가 굉장히 소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며 "오히려 의원들보다 보수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정부안이 너무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처리시한으로 정한) 1월8일이면 단식 30일째"라며 "빨리 좀 해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에 노 실장은 "아마 제가 듣기로는 (법 제정을) 하기로 결정한 걸로 안다"면서 "정치하는 사람들 잘못이다. 저희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텐데, 잘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 역시 이날 농성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몸 상하지 않게 하시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으나,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씨는 "몸 상하지 않게 하려면 빨리 이 법을 제정해 달라"고 재차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왼쪽부터),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단식 17일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입법 촉구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2.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정의당과 유족의 단식농성은 지난 11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배수진을 친 이들의 태도에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내년 1월8일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28일 정부 단일안이 제출되면 이를 바탕에 둔 최종안을 만들 방침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민주당에 대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압박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정의당과 유족들은 이날 여권 인사들의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입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기국회 처리, 연내 입법. 당대표가 한 입법 약속만 10차례가 넘고, 정책 의원총회까지 마친 민주당은 법사위 상임위나 본회의 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야당 핑계만 대고 있다"며 "공수처법 등 여러 법들을 여당 단독으로 심의하고 통과시키던 그 기세는 어디 갔나. 노동자 시민의 죽음과 직결된 민생입법을 처리할 때만 왜 꼭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