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유족·재계 모두 반발…민주 “논란 상당부분 해소”
민주 "정부안, 각계입장 취합할 수 밖에" 유족 "처벌 수위 너무 낮춰"
경총 "선량한 관리자는 면책을…실제 지킬 수 있는 수준이 돼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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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김정률 기자,김진 기자,정윤미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9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안 심사를 이어갔으나 재계는 물론 산업재해 유족의 반발에 부딪히며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1월8일) 전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나, 이날 소위부터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어 법안 처리가 이번 회기를 넘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날 제출된 정부안을 토대로 중대재해법 제정안 논의에 돌입했다.
소위는 현재 중대재해 개념을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로 나누기로 하고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안은 재해 처벌 대상에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제외하고 위험방지 의무 위반 등으로 재해 발생을 추정하는 '인과관계 추정'의 조항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에서 삭제했다. 상시근로자 50~100인 미만 사업장에는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방안도 추가되는 등 기존의 민주당에서 추진했던 법안보다 수위가 낮아졌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부분을 상당부분 해소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논의 참여를 촉구했으나 고(故) 김용균씨 가족 등 유족은 법안의 취지가 왜곡됐다며 소위 회의장을 찾아 발언권을 요청하는 등 항의했다.
법안심사1소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유족들에게 "(정부안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가 됐다"며 "정부는 각계각층의 입장을 종합하고 취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야당과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다. 여기서 기다리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이에 중대재해법 처리 촉구를 위해 국회에서 정의당과 단식 농성 중인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처벌 수위를) 너무 낮춰서 사람을 살릴 수 없는 법안을 만들어 놨다"며 "법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인 이용관씨도 "정부가 정말 노동자의 죽음을 생각하냐. 원안을 갖고 논의하라"고 항의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노력할 것이라고 보지만 정부안은 너무 보수적"이라며 "최대한 원안을 살리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은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 부회장에도 "산안법은 죽음을 막지 못했다. 어떻게 죽음을 막을 수 있을지 법으로 제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경총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노동자 용균이의 피를 갈아넣고 당신네들 재력을 쌓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CEO나 원청에 주어진 의무가 실제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명확하게 주어져야 한다"며 "이현령비현령하는 제도가 아닌 현장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열심히 해도 불가항력적 요소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있다.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가 있지 않는 한 선량한 관리자는 면책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사업장 규모별로 법 적용이 유예되는 방안에 대해선 "대기업도 2년 이상 유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마련할 단일안 등 상황을 지켜본 후 소위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이날 소위에서 법안심사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나 여당과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법사위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유족들과 만나 백 의원이 앞서 야당과 협의가 잘 안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백 의원이 마치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해서 법안 심사를 못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법안 심사에서 저희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심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윤호중 위원장이나 백 간사가 전향적으로 지금까지 해 온 법사위 운영방식을 사과하고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약속하면 저희야 환영할 일"이라며 "21대 국회 법사위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저희는 그냥 끌려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각계의 반발에 이날 소위 논의는 빠르게 진척되지 못한 채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혜련 의원은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29일) 법안 소위도 요청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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