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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0년대 IT버블과 벤처신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최근 증시 호황세와 쿠팡의 상장 추진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대박’ ‘잭팟’ 등 스톡옵션 앞에 붙는 수식어가 화려한 이유는 지난 20여년 동안 많은 기업 임직원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린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근로의욕 고취와 우수인력 확보 차원이란 동기를 넘어 이제 스톡옵션은 인생역전의 ‘로또’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스톡옵션은 본래의 취지를 넘어 과도한 인재영입 경쟁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톡옵션을 받고도 세금 문제 등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직원의 곡소리도 있다. 스톡옵션은 직장인의 희망일까 아니면 휴지조각에 불과할까.
이런 상황에서 덩달아 재조명받는 주식연계 보상제도가 있다. 일정 기간 특정 수량의 주식을 특정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다. 회사가 임직원 등에게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미리 부여하는 것이다. 권리 행사 시기가 왔을 때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누릴 수 있고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은 없다.
옵션에서 벗어나는 스톡옵션
전용준 리비젼컨설팅 대표는 “주로 투자자를 중심으로 스톡옵션 관련 기업과 향후 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을 가졌다”며 “일반 대중은 상장과 스톡옵션으로 거액을 얻은 경영자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 충돌에 대한 우려도 일부 존재했으며 사모펀드(PEF)에 대한 관심에도 이런 점이 반영됐다. 스타트업과 스톡옵션의 경우 데이터상으로도 매우 밀접한 관계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한발 더 나아가 2019년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해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도입 첫해 2575명의 직원에게 지급된 총 39만3178주(행사가 12만8900원)는 2년이 흐른 지난 2일부터 행사 가능해져 개인당 약 1900만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엔 2919명에게 총 15만4230주(행사가 18만6000원), 올 2월에는 직원 3253명에게 총 111만4143주(행사가 36만2500원)를 각각 부여했다.
스톡옵션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톡옵션은 회사 실적과 임직원의 재정·재무적 인센티브를 일치시키는 방식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해 상장된 카카오게임즈도 긍정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은 지난해 9월 상장 시점에서 개인당 3억원이 넘는 차익 실현이 가능해졌다. 스톡옵션은 이런 장점 때문에 전 세계 기업에서 수십년 동안 채택돼왔고 여러 전문경영인 신화를 남겼다.
SK바이오팜의 경우는 근로자가 만든 우리사주조합에서 근로자에게 우선 배정된 주식을 주주로서 매수하는 우리사주제도(종업원지주제)로 일어난 일이다. 스톡옵션을 통해서도 이런 일은 유사하게 벌어진다. 실제로 2018년 미국에서 테슬라 임직원 46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애플로 무더기 이직한 사례도 있었다.
시장에선 스톡옵션이 일제히 행사되면서 기존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이슈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기업이 스톡옵션 행사 가격과 기간 등 조건을 다른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정 수준을 갖추는 게 우선이란 데 의견을 같이했다.
IT업계에 부는 스톡옵션 바람, 괜찮을까
최근 들어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진 IT업계를 중심으로 연봉 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업계에선 넥슨이 전 직원 기본급 800만원 인상을 시작하자 주요 기업이 잇따라 그 이상을 부른다. IT개발자 쟁탈전의 포문을 연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경력 개발자 채용 시 연봉 50% 최소 인상과 1억원 상당 스톡옵션 지급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토스 관계자는 “창업 초기 인재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 풀을 확보해뒀고 그 안에서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잘 나가는’ 기업은 괜찮다. 문제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처럼 당장은 IT인재에게 줄 것이 별로 없는 곳이다. 이들은 결국 스톡옵션 등에 기대게 된다. 이런 흐름이 업계에 번지기 시작하면서 ‘공수표’가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장 심사에서 미끄러지거나 주가가 바닥을 치면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종사자는 “스톡옵션에 대해 직원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활용할 방법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스타트업에서는 스톡옵션을 받았어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느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그렇다. 자기 스톡옵션의 행사 조건이나 권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스타트업 종사자는 “최근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스톡옵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늘어난 것 같다. 쿠팡이나 토스 등 몇몇 기업 사례만 듣고서 환상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으나 대부분 실현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자기 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스톡옵션보다는 연봉을 보고 이직하는 추세”라고 털어놨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스타트업의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사회 등 간명한 절차를 통해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며 “부여 대상자가 회사에 기여할 인재가 맞는지, 행사 기간과 가액이 회사에 불리함이 없도록 잘 설정됐는지, 주주가치가 너무 희석돼 추가 투자 국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는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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