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JTBC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장기 부진을 겪은 JTBC 드라마가 '괴물'로 모처럼 시청률과 화제성, 작품성 면에서 고루 호평을 받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가 시청률 5%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종영한 '우아한 친구들'(자체최고시청률 5.1%,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아한 친구들' 후속인 '경우의 수'와 '허쉬'의 자체최고시청률은 각각 1.6%와 3.4%다. 반면 '괴물' 1회는 4.5%로 시작해 지난 13일 방송된 8회가 5.4%를 기록, 자체최고시청률도 경신했다. 특히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뜨겁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연출 심나연)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 이동식(신하균 분)과 한주원(여진구 분)의 심리 추적 스릴러다. 드라마는 서울에서 엘리트 경찰 한주원이 만양으로 내려오고, 만양 파출소 경찰 이동식이 그를 파트너이자 상사로 맞게 되는 과정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20년 전과 동일한 수법으로 만양에서 이금화(차청화 분)가 죽는 살인사건이 다시 발생, 사건을 둘러싼 이동식과 한주원의 치열한 심리전이 이어졌다. 이금화는 한주원이 함정 수사를 위해 심어둔 미끼였다.


이후 한주원은 이동식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뒤 그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지만, 지난 7회에서 강진묵(이규회 분)이 딸 강민정(강민아 분)을 살해한 범인이라는 반전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금화(차청화 분)부터 유재이(최성은 분) 어머니 한정임(김비비 분)까지, 일련의 살인 사건의 연쇄살인마가 강진묵이었다는 사실에 놀란 것도 잠시, 강진묵은 이동식에게 20년 전 그의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문주연 분)을 해한 이는 자신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죽음을 택해 충격을 더했다. 이에 '괴물'은 강진묵의 죽음 뒤 비밀과 이유연 실종 사건의 미스터리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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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연쇄살인을 저지른 진범이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펼쳐진 이동식과 한주원의 치열한 심리전으로 호평을 받았다. 심나연 감독이 "연기의 맛을 확신하는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동식은 동생 이유연을 잃고 그를 해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었지만 친구 박정제(최대훈 분)가 알리바이를 대면서 용의 선상에서 풀려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주원은 이동식을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고, 이동식이 이금화와 강민정을 해한 용의자라는 정황을 말해주는 듯한 흔적을 바탕으로 그를 체포하기까지 했었다. 그 과정에서 이동식은 한주원의 행동들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고, 시청자들은 한주원의 감정에 이입해 이동식이 진짜 범인인 것은 아닐지 의심하기도 했다.

이동식이 의문의 행동을 한 이유는 이후에 밝혀졌다. 이동식은 강민정이 실종된 후 잘려 있던 강민정의 손가락 열 개를 슈퍼 앞 평상 위에 가지런히 두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동식이 이 같은 행동을 한 이유는 사체 없는 살인사건은 기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동식은 취조 당시 또 한 번 자신을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확실한 알리바이인 친구 박동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두 친구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한주원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이동식의 의도를 알고 있던 이는 유재이(최성은 분)였다. 그는 "아저씨는 평생 혼자 끌어안은 슬픔이 어느 순간 넘쳐서 미친 짓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을 잃고, 잠복 중에 후배 파트너 이상엽(장성범 분)까지 잃고 난 뒤 스스로 '괴물'이 되길 자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동식의 과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괴물'은 범인을 잡기 위해 스스로 의심을 사면서까지 진실을 추적하는 이동식이 이끌고 가는 서사로 심리극과 스릴러 장르물의 묘미를 다 잡았다. 무엇보다 '괴물'이 표방하는 스릴러는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로 극 중 한주원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했던 이동식 역 신하균의 연기가 가장 중요했다. 신하균은 '괴물'을 통해 그가 왜 연기로 '하균 신(神)'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자신을 용의자로 몰아가는 한주원을 바라보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모습부터 강민정의 실종을 인지한 이후 진범이자 친구인 강진묵과 벌이는 심리전, 그리고 때때로 비치는, 섬뜩하게 느껴지는 기괴한 웃음까지 변화무쌍한 감정을 매끄럽게 이어가는 연기 내공이 감탄을 자아냈다.

더욱이 '괴물'은 서사와 극 중 인물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많은 디테일이 켜켜이 쌓인 드라마인 만큼, 그 중심을 잡아줄 신하균의 열연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연기에서 더 나아가 '과연 누가 괴물인가'라는 질문과 메시지까지 달성해야 했다. 드라마가 8회까지 방송됐지만, 신하균은 입체적인 연기로 벌써 목적에 도달한 듯 보인다. 그간의 신하균의 필모그래피는 드라마보다 영화로 주목받은 적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좋은 사람' '위기일발 풍년빌라' '브레인' '내 연애의 모든 것' '미스터 백' '피리부는 사나이' '나쁜 형사' '영혼수선공' 등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배우와 시청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JTBC의 장기 부진을 끊고 진가까지 인정받은 '괴물'은 확실한 인생작으로 남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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