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과 관련한 공포마케팅에 금융감독원이 단속에 나섰다./그래픽=뉴스1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J씨(39)는 지난 8일 자동차보험을 갱신했다. J씨가 가입한 곳은 볼보자동차와 제휴 보험사인 한 대형 보험사. J씨가 계약 연장을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순간 상담사는 “혹시 운전자보험을 아시냐”며 “민식이법 이후로 운전자보험 없으면 큰일 난다”며 운전자보험을 권유한다. 그러한 상담사에게 J씨가 “저도 보험공부를 하고 있고 운전자보험은 특히 잘 알고 있다”고 하자 상담사는 그대로 끊는다.

운전자보험 판매 경쟁이 최근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사들의 공포 마케팅도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단속에 나섰다. 


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 상품 및 마케팅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운전자보험의 판매 과당 경쟁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는 과도한 보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자동차사고의 형사·행정상 책임 등 비용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운전자보험의 다양한 항목 중에서도 우려가 높은 것은 피붙이 특약이다. 이 특약은 상해등급과 무관하게 목이나 허리가 삐는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큰 금액을 정액 보장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고의로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로 악용할 소지가 그만큼 크다.  

이는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손해율이 130.5%까지 치솟았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했는데, 운전자보험 역시 비슷한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앞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시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시행 이후 운전자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활용한 공포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