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노조)이 신임 금감원장 하마평에 교수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금감원을 진정으로 개혁하길 원한다면 '교수 출신 원장'이라는 욕심을 꺾어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사진=머니S
금융감독원 노동조합(노조)이 신임 금감원장 하마평에 교수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최종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금감원을 진정으로 개혁하길 원한다면 '교수 출신 원장'이라는 욕심을 꺾어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노조는 31일 '껍데기는 가라, 교수는 가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교수 출신인 윤석헌 전 원장의 4년 임기 등 문 대통령의 '비관료 원장 실험'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조는 "사외이사나 관변학자로 과분한 대접을 받다 보니 교수들은 '자신의 생각이 정의'라는 독선에 빠지기 쉽다"며 "비단 윤석헌 전 원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교수 출신 부원장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대통령께서 금감원을 진정으로 개혁하길 원한다면 '교수 출신 원장'이라는 욕심을 꺾어주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는 교수를 참모로 쓰시니 그들의 박학다식에 호감을 가질 수 있으나 조직의 수장으로 교수를 겪어보니 정무감각과 책임감을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4년이면 충분히 기회를 주셨다"며 "세상을 책으로 배운 교수가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능력 있는 인사를 금감원장으로 임명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장 자리는 윤석헌 전 원장이 퇴임한 지난 7일 이후 20여일이 지나도록 공석이다. 현재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신임 금감원장 후보군으로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노조는 교수 출신의 경우 이론에만 갇혀있어 정무감각이 떨어지고 금융업계와의 소통과 조율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원장이 사모펀드 사태 등에서 금융사를 징계하는 데에만 집착해 업계와의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금감원의 지도권이 실추됐다는 주장이다.


조직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노조는 윤 전 원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직원들에겐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은 승진시키는 등 독단적인 조직 운영으로 직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금감원 내부 출신 원장이 배출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노조는 "금감원이 통합감독기구로서 출범한 지 어느덧 22년째를 맞고 있는데 금감원장은 계속 외부출신이 임명되고 있다"며 "금감원에서도 내부출신 원장이 배출되려면 권역갈등에서 자유로운 통합 후 세대를 먼저 키워야 하는데 통합 1세대에서 아직 부서장이 한 명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교수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금감원장과 노조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전 원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노조와의 갈등으로 연임이 좌초돼 물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