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3배, 민간소비의 5배에 가까운 속도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억제를 위해 내놓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자칫 경기 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장기·고정금리 등을 통한 가계부채 합리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전날(8일)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제의 가계부채 규모는 193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초과했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전년 대비 9.5% 빨라졌으며 주요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주요국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스웨덴·캐나다 6.0% ▲프랑스 4.6% ▲독일 4.4% ▲일본 3.9% ▲미국 3.4% ▲영국 2.4% 등으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국내 가계부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GDP의 3배, 민간소비의 5배에 가까운 속도로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거시건전성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170%를 초과했다.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나 '유동화자산 여력 지수' 등 금융시장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과 실질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최근 5년간 취약계층(1분위)을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흐름이 더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원리금상환부담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부실화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한경연은 내다봤다.
한경연은 "취약계층의 채무상환여력을 줄일 수 있는 무리한 총량규제 정책보다는 해당계층의 상환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이달부터 총량규제 성격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 DSR 시행으로 가계부채의 증가세 억제에 수반해 총생산과 소비감소 등 경기위축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뚜렷한 실효성을 확인할 수 없었던 총량규제 정책을 또다시 되풀이하기보다는 장기·고정금리 중심으로의 전환 등 가계부채 합리화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상환능력심사는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선진국형 여신관행 정착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강한빛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