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사진=한국은행
올 2분기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넘으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간 가계빚 증가폭은 170조원 가까이 되면서 2003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를 나타내자 기준금리를 올려 가계빚 증가세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41조2000억원(2.3%) 늘었다. 전년동기말과 비교해선 168조6000억원(10.3%) 증가했다.


가계빚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집값과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가격의 상승 기대감이 이어짐에 따라 주택매매, 자산투자 등을 위해 빚을 크게 늘려서다.

금리 1%포인트 오르면 대출이자 인당 41만원 증가

문제는 한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경북 경산시)에게 한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신용 등 개인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지난 7월 기준 경제활동인구가 2856만8000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인당 41만3050원의 대출이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만큼 한은 금통위 내부에선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금통위의 유일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주상영 위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저금리 장기화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심화돼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7월 "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통화당국이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가 시장의 예측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점은 금리 인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0.7포인트 떨어진 102.5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선 한은 금통위 회의가 앞으로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세차례 남은 만큼 우선 8월은 동결을 이어가고 코로나4차 대유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10월 또는 11월에 기준금리를 1차 인상하고 내년 초 2차 인상해 최대 연 1.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가 금리 인상 또는 동결 결정에 따라 금융당국의 추가 대출규제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이 선제적으로 정상화되지 않으면 금융 불안정 요인이 증대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