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위원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사진은 은성수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취임 2년여만에 금융위원회를 떠나는 은성수 위원장이 암호화폐와 공매도 문제로 비판에 직면했던 것과 관련해 "욕 안 먹고 (정책을)할 순 없다"며 주요정책에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은성수 위원장은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공매도는 어차피 시장이 개방돼 있으니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금지할 순 없었다"며 "암호화폐도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은데 누군가는 손실을 보는 것이고 그 손실 줄이는 과정서에 욕을 많이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 위원장은 금융위의 가장 큰 성과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꼽았다. 은 위원장은 "175조원 플러스 알파(α)라는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을 통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며 "신임 고승범 위원장과 여러분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소상공인들의 삶에도 새로운 희망이 움트고, 우리 금융역사에도 또 하나의 성공적인 위기극복 경험이 쓰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혁신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지난 2년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110여건이 넘는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되고 명실공히 금융이 혁신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대형IT기업)의 등장으로 금융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전통과 혁신 간 치열한 경쟁이 지속적인 금융발전과 소비자 만족이라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금융 부문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일궜다고 은 위원장은 판단했다. 그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중금리대출 확대 등이 가계와 기업부문의 금융부담 완화에 도움이 됐다"며 "올해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자보호의 큰 틀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공직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문구를 들려주고 싶다"며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명언을 언급했다. 그는 "누가 공을 얻게 될지, 책임을 지게 될지를 따지지 않고 (오직 국민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성취하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곳에 한계는 없다"는 문구를 언급하며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임명됐을 때 공직 선배가 이를 전해줘 수출입은행장·금융위원장 재직 기간 항상 마음 속에 깊이 새겼던 문구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