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낙원'(왼쪽)과 '내세들' 표지 ©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윤슬빈 여행전문기자,김정률 기자,최서윤 기자 = 노벨문학상을 받은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73)는 난민의 운명에 연민을 갖고 식민주의의 영향을 깊게 파고든 작품을 발표해왔다. 구르나는 1987년 '떠남의 기억'(Memory of Departure)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0편의 장편을 발표했다.

'출발의 기억'과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과 '도티'(Dottie·1990) 등 영어로 발표한 초기작들은 영국에서의 난민 경험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구르나는 194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1960년대 말 난민으로 영국 잉글랜드에 들어왔다.


'낙원'(Paradise·1994)는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그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식민주의의 상처를 입은 동아프리카 국가의 한 소년 '유수프'를 중심으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탄자니아로 몰려든 독일군과 강제 징집을 다룬다.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모국어는 스와힐리어이지만 21살 때부터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산문에는 종종 스와힐리어, 아랍어 및 독일어의 흔적이 반영돼 있다. 영국에서 살던 그는 1984년에야 고향 잔지바르 땅을 다시 밟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작품 활동 외에 최근까지 영국 캔터베리 켄트대 교수로서 영문학과 탈식민지학을 강의하다 은퇴했다.


구그나가 2020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내세들'(After lives)은 대표작 '낙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낙원'의 주인공 '유수프'를 연상시키는 청년 '함자'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그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장교에게 의존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한림원 누리집에 소개된 2021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 뉴스1

안데르스 올손 노벨문학상 선정 위원은 구르나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탈식민지 작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며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 다른 지역의 많은 이들에겐 익숙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평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르나는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 이후 "너무 멋지고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다렸고 정말 놀랐다"라며 "아직도 (수상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중이고, 저와 제 작품을 추천해주신 스웨덴 한림원에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노벨문학상은 매년 스웨덴 한림원이 수여하며, 증서 및 메달 전달과 함께 1000만 스웨덴 크라운(114만달러·약 13억원)이 지급된다. 상금과 수상의 영예를 떠나, 국제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일 경우 집중된 관심을 받게 되고, 책 판매도 늘어나는 등의 인정과 혜택이 부여된다.


탄자니아 정부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선정된 것과 관련 "탄자니아와 아프리카의 승리"라고 밝혔다. 탄자니아 정부 수석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당신의 직업에 대해 확실히 정의를 내렸다"면서 "당신의 승리는 탄자니아와 아프리카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2021 노벨 문학상 수상의 주인공이 된 탄자니아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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