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폭이 큰 전세자금대출을 잇따라 제한하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절벽'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있는 모습./사진=뉴스1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을 잇따라 제한하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절벽'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당국이 권고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문제로 대출 빗장을 걸어두고 있다. 일부 실수요자들은 내년 초에는 은행들의 대출제한 조치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내년 초 상황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이 권고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연 6%대를 맞추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며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7%대를 넘어선 농협은행은 지난 8월 24일부터 전세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은행이 전세대출을 중단하자 다른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9월부터 대출 한도 관리 방식을 '은행 전체'에서 '지점별 관리' 방식으로, 총량 관리기간도 '분기'에서 '월' 단위로 줄여 전세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을 비롯한 여신 상품의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임대차계약 갱신 시 전세대출의 한도는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줄였다. 기존에는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최대 한도가 임차보증금 증액분으로 제한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15일부터 KB국민은행과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이 전세대출을 잇따라 제한하면서 불안에 휩싸인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세대출 규제 제발 생각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규제시기와 재계약 시기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금을 날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도 멀어졌고 전셋값 폭등으로 좁은 집과 가까워졌다"며 "이제는 전세 규제로 월셋방에 살게 생겼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셋값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달 중 추가규제를 발표할 예정인만큼 해당 방안에는 전세대출 규제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