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통신사들이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에게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하라고 요구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유럽 주요 13개 통신사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제공업체(CP)에게 네트워크 개발 비용 일부를 부담하라고 촉구했다. 해외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이 같은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두고 소송 중인 넷플릭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브리티시텔레콤(BT), 텔레콤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 13개 통신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 빅테크가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 비용을 분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기업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넷플릭스, 유튜브 등 트래픽 부담을 키운 주요 CP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13개 유럽 통신사 CEO들은 이날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은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라면서 "이 같은 트래픽 사용을 감당하기 위해선 통신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빅테크 플랫폼이 네트워크 비용에도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터 이용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데이터 병목현상이 발생해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통신사(ISP)는 망을 증설하고 결국은 망 구축 및 유지비용이 증가한다. 실제 유럽 통신부문 투자는 지난해 525억유로(약 70조6340억원)를 기록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해외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 유튜브 등 CP들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플릭스는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두고 법적 분쟁 중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하고 2심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게 하는 관련법 제정 움직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대형 CP의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를 도입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김상희 국회 부의장도 '국내 망 이용료 계약 회피 방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