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무주택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 30대 중반 직장인 김모씨는 내년 6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현재 서울의 30평대 아파트에서 보증금 4억여원을 주고 살고 있는데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써서 내년에는 보증금을 대폭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내 똑같은 평수의 전세 보증금은 7억~8억원대다. 김씨는 "더 좁은 평수의 집을 알아보려 한다"며 "정 안되면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무주택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388~4.788%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인 지난 8월말(연 2.59~3.99%)과 비교해 약 4개월만에 금리 상하단이 각각 0.798%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 8월 말 연 2.62~3.82%에서 이날 연 3.66~4.86%로 금리 상단과 하단이 1%포인트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연 3.49~4.39%로 지난 8월말(연 2.77~3.67%)과 비교해 금리 상하단이 0.72%포인트씩 올랐다. 하나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388~4.788%로 8월말(연 2.59~3.99%)보다 금리 상하단이 0.798%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금리 인상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말 연 2.86~3.06%에서 이날 연 3.39~4.29%로 금리 상단이 무려 1.23%포인트나 급등했다.

금리 인상에 전셋값도 치솟고… 이자부담 급증

한국은행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1.25%로 올리면 전세대출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전셋값도 치솟아 무주택자들의 이자부담은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예를 들어 2억원의 전세대출을 연 3%의 금리로 받은 대출자가 전세만기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2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총 4억원을 연 4%의 금리로 전세대출을 받으면 연 이자가 600만원에서 1600만원으로 연간 1000만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금융권에선 내년에도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5%, 전세가격은 전국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셋값 상승률이 6.5%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부터 은행권의 전세대출 문턱도 높아진다. 금융위원회는 전일 '2022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전세대출의 공적 보증 과잉 의존 상황을 축소하고 금융회사가 대출 위험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대출의 보증 비율이 낮아지면 은행들이 전세대출 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대출 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 전세대출 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