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오스템 직원 이모씨(45)를 발견해 이날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사진=성동훈 뉴스1 기자
1980억원 상당의 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 횡령 사건이 '윗선 수사'로 분수령을 맞을지 주목된다.

횡령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를 집중 수사하던 경찰은 앞으로 윗선 지시 여부·공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세템 측은 최규옥 회장 등 윗선의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45)는 전날 법원이 "증거 인멸·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구속된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회사 법인계좌에서 본인 계좌로 총 8차례에 걸쳐 1980억원을 송금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는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이씨 측이 "단독 범행이 아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씨의 변호인인 박상현 변호사는 앞서 7일 경찰서 출석 전 기자들에게 "개인 일탈로 보기 어렵다"며 "윗선의 업무 지시가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이씨와 같은 재무팀 직원 두 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공모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오스템 측은 윗선 개입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과 윗선 또는 제3자 간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피고 있지만 수사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이른 단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피해품 회수이고 다른 하나는 공범 여부 수사"라고 했다.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돈으로 1㎏ 금괴 851개를 매입하고, 차명으로 약 75억원 상당의 부동산 및 고급 리조트 회원권을 구매한 사실 등을 파악한 상태다. 또 그의 명의로 된 증권계좌에서 250억원 상당의 주식을 동결하고, 체포 현장에서 1㎏ 금괴 497개 및 현금 4억3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조만간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 등 오스템 임원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6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횡령과 자본시장법(시세조정) 위반 혐의로 두 사람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에 배당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르면 이번주 초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한 뒤 직접 수사하거나 관할 경찰서로 내려보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이 내려오면 내용을 파악하고 고발 근거를 살펴볼 것"이라며 "공범 여부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