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벌기업의 고질적인 병폐는 ‘오너리스크’다. 창업주가 힘겹게 일군 회사를 후대가 물려받으며 각종 비리에 연루되고 갑질이 난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진그룹이다. 대한항공으로 대표되는 한진그룹은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인 동시에 그동안 오너리스크로 사회적인 비판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한진가 3세 중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그 유명한 ‘땅콩회항’, 최근 승진한 막내 조현민 사장은 ‘물컵 갑질’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이들에게서 오너가의 책임경영 의지는 도무지 찾을 수 없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느 기업보다 깊은 타격을 입은 한진그룹은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될 올해만큼 중요한 해는 없을 듯하다. 그동안 각종 오너리스크로 얼룩진 한진가 3세는 미래 로드맵을 마련해 위기의 한진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까.
서울 중구 한진빌딩. /사진=뉴스1
①조원태 끌고 조현민 밀고… 3세 경영 속도
②해 넘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언제쯤
③지워지지 않는 한진 오너리스크에 주가도 부진
④한진家 조현아는 어디서 뭐하고 있을까
한진그룹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불확실성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사장이 경영 일선에 오른 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 총수일가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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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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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주사 한진칼을 지배함으로써 그 아래 계열사들에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한진칼 주가는 주요 계열사가 코로나19 여파를 받은 탓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영업이익률이 13.84%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 흐름은 딴판이다.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점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재개 시점을 살피고 있지만 델타·오미크론 등의 변이가 출연한 만큼 올해도 여객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여객 수는 587만9518명으로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769만2395명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여객 수(2738만4934명)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2년, 소형기 도입을 5년 늦추기로 한 배경에도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신속히 처리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유럽연합(EU)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에어캐나다-에어트랜샛 합병 등에 대해 기업결합 승인을 불허했던 것을 고려하면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건도 승인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조원태 회장 동생인 조현민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한진도 지난해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주가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진그룹의 가장 큰 리스크는 총수일가로 보는 시각이 많다. 조 회장은 두 차례 뺑소니 혐의를 받았다. 조 회장 동생 조현민 사장은 2018년 3월 대한항공 광고를 맡은 광고회사와의 회의 중 자신의 질문에 답을 못한다는 이유로 광고회사 팀장에게 병을 던지고 물을 뿌린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너가가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뒤 그나마 직원들에게 행동을 조심하려는 모습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가 갑질은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 이사장은 운전기사 얼굴에 침을 뱉거나 사업장 및 자택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책, 화분 등을 집어 던진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