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 부작용 설명 제대로 안한 의사, 배상책임 있다"
대법원 "쇄석술 뒤 패혈증 가능성 등 설명 안해" 시술의사 책임 인정
일실수입 산정 기준 만 60세 아닌 만 65세
뉴스1 제공
공유하기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의사가 환자 치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과 대처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박모씨 등 5명이 이모씨와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사건은 201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관결석(요로결석)이 있던 박씨의 부인은 의사 이모씨가 운영하는 강남구의 한 비뇨기과에서 총 4회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받았다.
박씨의 부인은 이후 발열과 구토 증상을 보여 같은 해 7월7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신우염에 의한 패혈성 쇼크를 진단받은 후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열흘 후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박씨와 자녀들은 "쇄석술 실시 과정에서 요로감염 및 패혈증 예방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응급처치를 지연했다"며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일반적으로 요관결석 치료를 위한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할 때 요로감염이나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어 예방적 차원의 항생제 투여가 권고되지는 않는다"며 이씨가 예방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체외충격파 쇄석술 실시 이후 결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요로감염이 발견되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씨가 쇄석술 실시 이후 박씨의 부인에게 교부한 안내책자에는 요로감염 및 패혈증 발생 가능성이나 대처방법이 기재돼 있지 않고 따로 설명했다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씨가 지도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유족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이 응급처지를 지연했다'는 유족들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망인에게 빈호흡이 발생해 신속한 기도삽관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도 의료진은 기도삽관을 통한 산소공급을 지연시켰고 이것이 망인의 심정지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박씨 등이 기도삽관에 대한 동의여부 결정을 지연했다는 세브란스측 주장에 대해서는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상황에서까지 의사가 해당 환자나 보호자들로부터 응급처치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볼수는 없으므로, 비록 박씨 등이 기도삽관에 대한 동의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은 응급처치를 실시했어야 한다"며 학교법인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는 쇄석술 실시 과정에서는 과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패혈증 발생 자체에 대한 과실은 없고 응급처치가 지연된 데는 원고들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1심 재판부는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가 61세였기 때문에 가동연한인 만 60세가 지나 일실수입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치료비와 장례비, 위자료만을 인정해 이씨와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공동으로 박씨에게 2480만원, 박씨의 자녀 4명에게 각 613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의료진이 보호자에게 기도삽관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설명했는데도, 당시 보호자가 다른 가족들과 상의해야 한다며 삽관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며 1심과 달리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지도설명 의무위반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해 이씨가 박씨에게 1353만원, 자녀들에게 각 563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씨에게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되는 가동연한은 만 60세가 아닌 65세"라며 일실수입 부분을 계산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