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6719명으로 나흘째 3만명대를 이어간 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대기줄이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로 나눠져 있다. 2022.2.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방역 체계를 급히 바꾸면서 사회 곳곳이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검사 비용이나 자가진단키트 공급, 방역패스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간병인들은 예상치 못하게 많은 검사 비용이 들게 되고, 소비자들은 자가검사키트를 구하지 못해 당장 이들에게 정책 변화의 불똥이 튀었다. 당국은 격리자 관리를 사실상 포기했으면서도 애꿎은 자신들에게만 방역패스를 고수한다며 자영업자들도 불만에 차 있다.

우선 환자 보호자가 'PCR(유전자증폭) 우선 검사 대상자'에 들어있지 않아 간병인도 병원에 가려면 사비를 내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환자와 보호자들의 항의가 속출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3일부터 만60세 이상이거나 고위험군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를 받게 되고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만 PCR 검사를 받게 된다.


◇"간병인 PCR검사 비용 너무 크다"…청와대 국민청원 잇따라

이 직후인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변경된 PCR 검사 정책 때문에 환자들은 너무 힘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그후 잇따라 이와 관련한 청원이 작성되고 있다.


4일 췌장암 환자의 보호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암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위해 정기적인 입원이 필요하고 그때마다 보호자가 함께 해야 한다"며 "투병 생활만으로도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운데, 2주에 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후 7일에도 'PCR검사 우선순위대상자에 환자가족 포함 부탁드립니다'와 '임신부 및 병간호 보호자 PCR검사'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검사대상 포함을 바라는 청원이 연속으로 게시됐다.


당초 병간호를 목적으로 병원에 출입하려는 보호자는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체계가 바뀌기 전까지 보건소 등 PCR 검사는 무료였다.

하지만 지난 3일 검사 체계 변화로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와야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즉, 이 경우가 아니라면 의료기관 선별진료소에서 사비로 진료비·검사비를 지불하고 PCR 검사를 받아야 보호자 자격으로 병원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간병해야 할 환자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거나 다른 가족 등과 간병을 교대로 하는 상황에는 매번 돈을 내고 검사받아야 하는데 회당 검사 비용이 10만 원 안팎이니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당국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검사 비용을 낮출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고 그후 대통령까지 나서서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검사체계 개편에 따라 발생하는 간병인과 보호자의 검사비용 부담과 불편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애초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 자가검사키트 품귀현상…편의점·약국·지자체 다 모자라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늘면서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 품귀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 등에서는 진단키트 가격이 상승하자 판매업체가 예약 구매를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른다.

이제 선별진료소에 가더라도 일부 사람들만 PCR 검사를 받게 되기 때문에 자가진단 키트를 구매해 직접 집에서 검사해 빠르게 결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학교나 직장에서 PCR 검사결과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이 이에 따라주지 못해 코로나19 초기의 '마스크 대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6일 서울의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입고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편의점에서는 자가검사키트가 팔린 후 재입고되지 않고 있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발주가 지난 4일 정지됐다. 자가진단키트 수요 증가를 예상해 12월 대비 3배 이상 물량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주가 정지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10일간 편의점에서 자가진단키트와 방역물품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 판매 중인 휴마시스 코비드19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월 대비 1136% 증가했다. GS25에서도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이 1045.1%로 신장했다. 같은 기간 CU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월 대비 700%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12일까지 자가검사키트 1000만명분을 공급할 방침이다. 또 키트 제조사들의 신규 생산물량을 통제하고, 신규로 4~5개 제약사에 생산 허가를 내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가 공급라인이 가동되더라도 일반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장 각 지자체 선별검사소도 검사키트가 모자란 상태다.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기 힘들어 지면서 인터넷 중고장터에는 2~3배의 웃돈을 붙여 판매한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자가진단키트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이기 때문에 이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대가 품절로 비어 있다. 2022.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정부 "2주간 유행 상황 평가후 방역패스 완화 검토"

방역패스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불만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 보건소의 확진자 역학조사나 동선추적 등이 사라지고, 자가격리자 위치추적도 없어지고 국민 자율만 강조하는 마당에 다중이용시설의 출입명부 QR이나 방역패스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8일 오전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우선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유행 상황을 평가하면서 중증화율·치명률·의료체계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완화가 가능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방역패스 관련해 변동해야 할 부분을 논의하며 종합적으로 검토중"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미접종자들의 사망과 중증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결정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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