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관위 사전투표 사무원이 지난달 25일 서울시 성북구 성북아동청소년센터에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 모의시험을 하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지난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직선거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청원을 제기한 A씨는 2020년에 치러진 4·15 총선에서 대대적인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오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부정선거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제안한 개정안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는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A씨는 "사전투표 관련 선거법이 헌법의 평등권을 위반했다"라며 "통계적으로 사전투표에서 부정선거가 가장 많이 일어났던 것으로 분석됐으며 국민의 의지와 다른 선거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사전투표 폐지 등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청원이 국회동의청원에서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역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A씨처럼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지난 2020년 치러진 4·15 총선에서 대대적인 사전투표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4·15 총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여당인 미래통합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황교한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론의 장에 올랐다.


민 전 의원의 경우 4·15 총선에서 2893표 차이로 낙선한 이후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전산 조작과 투표 조작으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선거무효 소송을 냈다. 당시 민 전 의원은 개표 초반에는 자신이 앞섰으나 사전투표를 합산하면서 패배했다며 사전투표에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 과정에서 민 전 의원이 제기한 사전투표 조작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이 4·15총선 당시 민 전 의원이 출마한 인천 연수을 선거구의 투표지를 재검표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사전투표지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선관위가 인천 연수구을 선거구에 부여한 일련번호 이외의 일련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전투표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중복된 일련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전투표지 역시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검증됐다"고 발표했다.

민 전 의원과 같이 사전투표의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측은 QR코드를 통한 개표 조작을 주장하지만 이 또한 법원의 재판에서 사실이 아닌 허위 주장임이 밝혀진 바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부정선거와의 전쟁선포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은 4·15총선 당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전투표에는 선거인 명부가 존재하지 않아 조작과 이중투표의 가능성이 있다',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되는 QR코드에는 식별 가능한 개인 정보가 포함돼 비밀선거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전 방송사 이사와 현직 언론사 대표의 주장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들이 주장이 선거를 방해할 만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보고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사전투표용지 바코드에 실린 정보는 선거명, 선거구명, 주소지 관할 구·시·군선관위명, 일련번호이며 개인정보는 담겨 있지 않다고 수차례 해명했지만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역시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해온 황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개표분류기가 사전투표 용지에 그려진 QR코드에 입력된 정보대로 표를 분류해 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선거 부정이 내년 대선에서도 자행될 수 있다"며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광주광역시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열린 '자유민주원팀혁명 광주 선언식'에서도 "사전투표를 하지 않으면 부정선거 조작 범위를 좁힐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사전투표에서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음모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작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지지층들에게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후보가 사전투표에서도 압도적으로 득표할 수 있도록 사전투표장에 한 분이라도 더 나갈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과 사전투표 거부감 등으로 인해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야권의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사전투표에 대해 강한 불신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에 법을 고쳐서 사전투표함 보관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중앙당이 앞장서서 투·개표 참관인 교육을 철저히 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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