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코로나가 불러온 비대면 진료, 이번엔 궤도 오를까
② '재택치료 봇물' 노젓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③ 대유행서 얻은 경험, 비대면 진료 미래 여나
  

2022년 2월, 전화 상담·비대면 처방을 골자로 한 ‘비대면 진료’(원격진료)가 제한적으로 허용된 지 3년차를 맞았다. 비대면 진료의 장점은 단연 ‘편의성’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내원이 불가능한 여건에서 시간·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3월 재택치료 100만명까지도… 비대면 진료 수요 급증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감염 확산세에 방역당국은 의료체계를 재택치료 위주로 전환했다. 재택치료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비대면 진료 수요 급증은 불가피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재택치료 전환은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재택치료 대상은 고위험군인 ‘집중관리군’과 그 외 ‘일반관리군’으로 나뉜다.

집중관리군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그외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자로서 지자체가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이다. 담당 의료기관은 하루 2번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필요하면 팍스로비드를 처방한다.

일반관리군은 정기적인 모니터링 없이 동네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전화 처방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일반관리군의 동네 병·의원을 통한 전화 상담과 처방은 가급적 모든 의료기관이 참여하도록 대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방역당국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재택치료와 관련해 이상운 의협 부회장은 “재택치료를 받으면서 아픈 증상이 있다면 언제라도 동네 병·의원에 전화해 달라. 친절하게 상담과 처방을 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재택치료자는 30만명에 육박했다. 방역당국은 3월초 일일 재택치료자가 100만명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행 국면이 진정되지 않는 한 비대면 진료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 재택치료 상비약'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코로나 2년’ 350만명 비대면 진료, 본격 논의는

비대면 진료는 원격진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화나 영상 통화로 환자가 의사와 직접 마주하지 않고 진료를 받는 것을 뜻한다. 다만 정부는 의료 공공성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로 명명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논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있었다. 1988년 원격 영상진단 시범 산업으로 싹을 틔웠고 2002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가 허용됐다. 2018년 정부는 ‘비대면 의료의 단계적 추진안’에서 강원도를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했다.

그동안 의료법은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에, 다시 말해 ‘의료인이 먼 곳에 있는 다른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것’에 묶어뒀다. 제한적으로나마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시점은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2월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2월 2만4727건에 불과하던 비대면 진료 건수는 2022년 1월 누적 352만3451건을 기록했다. 매달 평균 약 15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셈이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전, 해외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7개국 중 32개국이 비대면 진료를 도입했다. 이중 미국, 일본, 중국의 비대면 진료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이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고 일본은 2015년 전면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중국도 2014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2019년 원격진료를 공적의료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등 적극적인 산업 육성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대면 진료 도입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일각에선 비대면 진료의 범위·주체·대상 정립, 의료전달체계(1~3차 병원) 정비, 의료수가 조정, 안전성 해소, 집단 이기주의와 불신 해소 등의 이유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재택치료를 계기로 국민 경험과 관련 데이터가 쌓인 만큼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숙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