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으로 구속된 곽상도 전 의원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남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50억 클럽'의혹 관련자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5개월간 진행된 대장동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끝'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22일 곽 전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창기인 지난 2015년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컨소시엄 유지를 위해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 대가로 곽 전 의원이 2015년 아들을 화천대유에 입사시켜 지난해 3월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실수령액 25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2017년 3월 6일 사무실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하는 모습. (뉴스1 DB) 2021.7.7/뉴스1

곽 전 의원이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데다 대선이 임박한 상황이어서 검찰이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화천대유 고문으로 근무했던 박 전 특검은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 1채를 특혜분양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대가성 있는 뇌물'일 가능성을 주시하며 조사해 왔다. 또 박 전 특검의 인척이자 화천대유가 보유한 대장동 토지의 분양대행사 대표인 이모씨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109억원을 전달받아 그 중 100억원을 토목업자 나모씨에게 전달한 경위도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수사 의혹과도 연관성이 있는지도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09년 대장동 개발사업자 이강길씨에게 1000억원대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모씨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맡았다. 당시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다.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 것에 '대가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임하고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서 그해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다. 월 1500만원에 이르는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은 과거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 의견을 냈다. 이후 퇴임해 화천대유에 영입된 것을 두고 사후 대가성 논란이 불거졌다. 화천대유에 영입된 것은 '재판 거래'의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달 6일 권 전 대법관 고발 사건 중 변호사법 위반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부분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넘겼다. 검찰은 현재 '재판거래 의혹'관련해 뇌물죄(사후수뢰 혐의) 관련 부분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처럼 수사 초기부터 '50억 클럽'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비교적 혐의가 뚜렷했던 곽 전의원과 달리 검찰은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 진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의 실체 규명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전담수사팀은 현재 '정영학 녹취록'을 분석하며 막바지 수사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가 아닌 녹취록 속 '그분'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나 관계인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과장한 얘기일 수도 있고, 뒷받침하는 증거나 증언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단에 신중한 모습이다. 김만배씨 역시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소유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분'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정영학 녹취록 중 현직 대법관이 '그분'으로 지칭된 녹취록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김만배씨가 A대법관에게 50억원 상당의 빌라를 제공했다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A대법관은 사실무근 이란 입장이며, 검찰도 수사 초기부터 한 차례 조사를 진행해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영학 녹취록은 대선을 보름 앞둔 정치권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만배씨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고 한 녹취록을 갖고 야당에 공세를 펴고 있고, 국민의힘은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가 언급된 대목이 있다며 응수하고 있다.

전담수사팀을 꾸리며 5개월간 수사해온 검찰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의혹 중 드러난 사안에 관해선 대부분 조사를 마친 상태다. 현재까지 '50억 클럽' 의혹의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한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만큼 수사가 얼마만큼 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조계에선 금전 거래가 오갔어도 이미 공직에서 퇴임한 사인(私人)들인 만큼 명확하게 대가성을 입증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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