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을 했다. 올해 들어 집중 전개된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도발 고조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후 9시 미 의사당에서 약 한 시간가량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했다.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엔 해당 연도 미 행정부가 추진할 주요 대내외 정책 방향이 담겨 주목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언급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로 떨어져야 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인으로 만난 우리는 '자유가 항상 폭정을 이길 것이라는 확고한 결의'가 있다면서 곧바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언급으로 넘어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하게 오판했고 장기적으로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에 사실상 모든 대외 연설 분량을 할애했다. 작년 의회 연설에서 여러 번 거론됐던 중국은 비중이 대폭 줄었고,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전무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며 대외 긴장을 끌어올렸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1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ICBM 시험발사 재개를 유예한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를 시사하며 대미 압박을 강화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북한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이는 '정찰위성' 개방을 위한 시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거리로켓에 탑재돼 발사되는 정찰위성은 ICBM과 사실상 기술이 같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특수한 상황'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상황 탓에 북한 문제가 밀렸다는 설명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과 관련해 "우크라 사태가 아니었으면 짧게라도 (북한) 얘기가 있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상황 탓에 언급이 없긴 했어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이 우선순위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 대해 '외교적 관여'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미국에 대한 비난 중심의 행보지만 대남 관련 사안은 '함구'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행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편을 명시적으로 들기보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 때문에 이번 사태가 촉발된 것이라고 화살을 미국에 돌리고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과 서방국이 '법률적인 안전 담보'를 제공해달라는 러시아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무시했다며 "한사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쪽 확대를 추진하면서 공격무기 체계 배치 시도까지 노골화하는 등 유럽에서의 안보 환경을 체계적으로 파괴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주도한 뒤 대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의도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언급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미국이 북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를 '이중기준'으로 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를 철회하는 것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또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전쟁이 우리의 주적"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이번 사태도 미국의 '이중기준'에 따라 촉발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것도 지난해 김 총비서의 발언에 배경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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