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최근 일본 정치권이 시끌벅적하다.

일본인 다수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국 안보도 위협 받는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이른바 '핵공유' 문제를 놓고 전·현직 총리가 기싸움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과 관련,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결코 유럽에서 일어난 일, 남의 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자국 또한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곤 중국과,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을 놓곤 러시아와 영유권 갈등을 빚어온 상황임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 항행, 공동 비행이란 형태로 일본 주변에서 군사 협력을 긴밀히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4~6일 일본 전국의 성인 1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행사 등 일본 안보 위협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FP=뉴스1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핵위협'을 거론한 걸 계기로 일본 내에선 '핵공유'를 둘러싼 갑론을박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지난달 27일 한 방송에서 '일본도 핵공유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핵공유'는 핵무장국과 비핵화 국가 간에 핵무기를 공유하는 것으로서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이런 방식으로 핵억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핵공유'는 일본 정부가 국시(國是)로 여기는 '비핵 3원칙'(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란 점에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기시다 총리도 앞서 국회 답변에서 '핵공유'를 "정부 차원에서 논의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피폭지 히로시마 출신인 기시다 총리가 핵공유를 논의한다면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국제질서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마저 올 들어 벌써 9차례나 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어서 일본 정치권의 안보 관련 논쟁은 적어도 7월 참의원 선거 때까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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