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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선거 운동 기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대선은 결과도 초박빙으로 끝나 여러모로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갈등과 반목, 갈라치기가 횡행했다. 그 결과 양측의 지지자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무엇이 문제일까. 자기 진영의 사람만 결집시켜 한 표라도 앞서면 승리하게 되는 승자독식 구조의 정치와 선거제도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거운동 기간만 되면 상대를 적으로 돌리고 온갖 네거티브 공세와 상대를 죽여야 하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결선투표 혹은 의석을 비례로 정하는 민주주의 선진 국가에서는 이 같은 선거운동을 찾기 힘들다. 때론 결선투표에서 상대방의 지지자의 의견도 품어야 하거나 집권 후에도 연합 정부를 꾸리기 위해서는 상대방 지지층의 의견도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출발해야 할 새 정부를 감안하면 이 같은 협치는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6월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복수 공천 금지를
현행 소선거구의 가장 큰 문제는 다수의 사표로 인해 민의 반영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20대 총선을 예를 들면 당시 대구 지역구의 전체 표 중 약 48%를 획득한 새누리당은 12석 중 8석을 가져갔고 19%가량을 획득한 민주당은 1석을 가져갔다.
이는 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압도적인 득표율로 민주 계열 정당이 득표하기는 했으나 전체 획득한 표에 비해 과한 의석을 가져갔다. 지역을 동서로 갈라 보수정당은 영남의 기득권을, 민주당 계열은 호남을 장악해왔다. 이 모든 것은 소선거구제 영향이었다.
우리나라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선거구제만 시행한 것은 아니다. 1973년 9대 총선부터 1985년의 12대 총선까지는 한 선거구에서 2명의 당선자를 뽑는 중선거구제 방식이 시행되기도 했다. 현재 기초의원 선거와 비슷한 방식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8대 총선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공화당이 도시 지역에서 참패하며 시행됐는데 중선거구제가 시행되고 난 뒤 공화당은 모든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 이후 선거제도는 다시 소선거구제로 돌아왔는데 이를 통해 집권 여당을 견제할 수는 있었으나 지역주의와 거대 양당의 득세라는 부작용은 피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이르는 역대 정권에서도 이 선거제도 개선을 시도했으나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이 끝나고 열린 각종 토론회에서도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는데는 여야 패널 모두 기본적으로 동의했다.
따라서 다가올 지방선거는 앞으로의 선거제도 개혁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당장 기초의원 지역구 최소 정수를 2인에서 3인으로 바꾸고 정당 복수 공천 금지를 통해 다당제 실현 가능성을 시험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비례대표의 비율을 높여 민의의 왜곡을 바로잡고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한편, 선거공영제를 확립해 젊은 정치인과 신인의 참여도 높여한다는 지적이다.
◇인위적 합종연횡 금지와 비난의 정치 넘기 위해 결선투표 도입을
한때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도 결선투표 도입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약은 선거 때마다 여야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바뀌었다. 결선투표 도입으로 당장 이득을 볼 것이 없는 여당에서는 이 같은 제도 개혁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과거 민주당 계열과 더 가까웠을 당시 새누리당이 결선투표를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선투표제란 1차 투표에서 과반 혹은 따로 정한 득표율 기준을 넘긴 후보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 1, 2위 후보만 놓고 다시 결선투표를 시행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이번 대선에도 다시 나왔는데 선거운동 기간 도중 유권자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단일화가 또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합의안을 발표하며 사실상 단일화 하더니 사전투표 하루 전에는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선언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어느 후보 한 명 과반의 득표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제껏 1972년 12월23일 유신헌법에 따라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간접선거에 의해 선출한 8대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가 51.6%를 넘긴 것을 제외하면 직선제가 다시 시작된 13대 대선 이후 과반의 유효표를 획득한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당선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이번 대선에서는 1, 2위 후보 간의 표차가 24만 표에 불과했는데 무효표는 30만 표가 넘게 나왔다. 인위적인 단일화 영향을 부정할 수 없는 결과다.
결선투표는 이 같은 단점을 메울 수 있다. 선거 이전 후보들끼리 합종연횡하는 것과 달리 제도적으로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가 있음에도 단일화를 한 후보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책임도 따르게 된다. 프랑스 등 유럽과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에서는 이미 결선투표를 시행하는 나라가 많다.
물론, 결선투표는 선거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선호투표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선호투표제는 후보 이름 옆에 선호도 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여러 대안과 장단점은 지난 대선이었던 2017년에도 국회입법조사처와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목소리로 제기됐으나 선거가 끝나면 거대 양당은 이를 무시해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이슈와 논점'(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논의와 도입시 고려사항) 보고서에서는 "결선투표제는 당선인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여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수 있다"며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후보에게 소신투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에 소요되는 선거비용의 증가와 선거관리부담의 가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적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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