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표류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소난골 드릴십. /사진=대우조선해양
▶기사 게재 순서
① 볕 드는 조선업계, 올해도 역대급 수주 간다 
② 장기화되는 러시아-우크라 사태… 조선업계 ‘표정관리’
③ ‘신 해양강국’ 약속한 윤석열… 대우조선 정상화는 어떻게?
④ 수주는 좋은데… 흑자전환은 언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신 해양강국’ 재도약을 공언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재추진될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부터 정부의 민영화 추진 계획에 따라 민간기업 인수매각 절차를 밟아왔으나 연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M&A) 불승인으로 인수 과정이 중단됐다.

표류 중인 대우조선해양… 관심 기업 찾기에 진땀

EU는 지난 1월13일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사)과 대우조선해양의 M&A 관련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양사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장의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다국적 기업은 M&A 진행 시 주요 경쟁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하나의 국가라도 반대하면 M&A는 무산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U 결정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완전히 손을 뗐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저희는 이제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이 없다”며 “연초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에 나선다고 밝힌 것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으나 인수로 이어질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포스코와 한화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해당 기업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2008년 이후 차세대 먹거리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2030년까지 14조원을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사업 영역 확장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한화는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디지털금융 등을 핵심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수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타 대기업들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은 삼성중공업이 LNG운반선을 건조하고 있어 대우조선해양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 EU가 LNG운반선 독과점을 우려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M&A를 반대한 만큼 삼성중공업이 인수전에 참여해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 SK, LG 등은 사업 연계성이 낮아 인수전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새 정부로 넘어간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대우조선해양 인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우선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3일 대전함 진수식에 참석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뉴스1
윤 당선인이 ‘신 해양강국’ 건설을 공언한 만큼 대우조선해양 M&A 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해운·조선산업 성장을 통해 신 해양강국으로 재도약하겠다”며 ▲친환경 선박 생산·수주 확대 및 연구개발 지원 ▲자율운항선박 도입 및 스마트항만 개발 확대 등을 공약했다. 지난 1월16일에는 부산에서 열린 신 해양강국 미래비전 선포식에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참가하는 등 관련 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19일 경남 거제 유세현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주인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무산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우조선(해양)이 능력 있는 주인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대우조선해양 M&A 반대했을 당시에는 “경남의 조선 생태계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공약대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열악한 재무구조가 개선돼야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됐다. 매출은 4조4866억원으로 전년 7조302억원에 비해 36.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조6998억원으로 전년 866억원 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교체 후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재추진될 것이란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회장은 임기가 내년 9월까지로 1년 넘게 남았으나 윤 당선인 취임 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 역대 산업은행 회장들은 정권이 바뀔 시기에 교체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회장 전임자인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동명이인)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교체됐다.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2003년,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는 2008년,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은 2013년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각각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출범 후 얼마 되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