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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어스름한 공간, 벽에 붙여 놓은 오래된 전화기와 무전기는 책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그 앞엔 노란 금줄을 두른 청색 경비모와 커다란 주황색 손전등이 놓여 있다. 낡고 해지긴 했어도 반듯하고 단정하다.
딱히 억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팔이 무심히 책상 위 모자를 집어 들자 잔잔하게 ‘등대지기’ 선율이 흐르고 화면이 검게 변한다. 검은 화면을 배경으로 ‘모두의 불이 꺼지는 시간,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란 카피가 지나간다.
경비원의 손전등이 마치 등대처럼 불 꺼진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을 비추는 동안 화면 우측엔 다시 ‘가장 늦은 하루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가장 이른 하루가 또 무사히 시작될 때까지’란 카피가 수 놓인다. 좀 전에 아파트 단지를 외로이 순찰하던 그 경비원일까? 웃는 듯 우는 듯 세상만사를 다 겪은 경비원의 만물상 같은 얼굴이 지그시 우리를 바라본다.
어느새 경비원은 다시 순찰을 돌고 하얀 경비실을 배경으로 ‘이 작은 집이 우리 모두의 집을 지켜갑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서 광고는 마무리 된다.
백마디 말보다 실천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KCC건설 스위첸은 광고를 통해 매일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언제나 우리 곁에서 우리의 생활 터전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리해 주는 분들, 경비원에 대해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뉴스를 장식하던 시기, 스위첸은 우리가 잠든 시간에도 묵묵히 우리를 지켜주는 경비원을 이야기함으로써 굳이 소리 높여 자사의 목표와 비전을 이야기하지 않았음에도 그 몇 배에 해당하는 광고 효과를 얻어냈고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광고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제작한 후속 광고에선 자사의 ‘등대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말로만 하는 광고가 아닌 실천하는 광고를 보여주었다. ‘수십 년 동안 모두의 집을 지켜온 작은 집들을 위해 작은 보답을 계속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실제 노후 된 자사의 아파트 경비실을 수리하는 장면과 수리를 마치고 깨끗해진 경비실을 보여줌으로써 경비원에 대한 자신들의 광고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금강아파트 경비실의 낡고 더러운 책상과 선풍기, 창문과 천장, 세면기와 변기 등을 뜯어내고 새롭게 단장하는 모습은 마치 2000년대 초반 MBC의 ‘러브하우스’를 보는 것처럼 왠지 뿌듯하면서도 가슴 뭉클함을 선사했다.
이어진 ▲부산 학장 ▲부산 구서 ▲용인 역북 ▲서울 시흥 ▲서울 동작 ▲군포 당동2차 금강아파트 경비실의 리모델링된 모습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더 든든해진 이 작은 집이 우리 모두의 집을 더 든든하게 지켜갑니다’라는 멘트는 우리를 위해 수고하는 경비원에게 우리가 합당한 대우를 해왔었는지, 우리의 안전과 편안함이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KCC건설 스위첸은 ‘등대 프로젝트’로 지난해 대한민국광고대상에 이어 2022 서울영상광고제에서도 3년 연속 금상을 수상했다. 그 어떤 화려한 영상과 미사여구도 묵묵히 실천하는 광고보다 더 감동적이고 강력할 수는 없었던 셈이다. 이전부터 ▲모두의 집 ▲엄마의 빈방 ▲문명의 충돌 등으로 자사의 광고전략을 꾸준히 관리하며 광고계의 찬사를 받아온 스위첸이기에 다음 광고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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