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2일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2022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의결됐다. /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논의 앞둔 내년도 최저임금… 尹정부 첫 인상률 얼마?

②수술대 오르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도입될까
③尹-기업 스킨십에 속 끓는 노동계… 노사 갈등 시한폭탄 되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논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이목이 모인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오는 5월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서의 첫 최저임금이다. 윤 당선인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과 결정방식에 거듭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해온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기업 지불능력’ 중점 고려할 듯

최임위는 오는 4월5일 운영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2023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심의에 돌입한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매년 3월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최임위가 90일 내 결론을 도출하면 노동부 장관은 8월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적으로 고시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노동계와 경영계의 인상률 이견으로 파행을 빚는 등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최저임금 논의는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 협의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임위의 첫 전원회의는 4월5일이지만 새 정부가 출범 이후에나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로 급격히 올랐고 고용에 문제가 생기자 2020년 2.9%, 2021년 1.5% 대폭 줄었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이 경직되지 않으면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데 못 한다”며 “낮은 조건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 분들도 일을 못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일선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경우 고용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도 “최저임금제는 중요하지만 자영업자들과 영세기업들은 지나치게 급격한 인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며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되 고용주와 근로자가 모두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는 “(지불)능력이 안 되는데 (최저임금을)더 주라고 하면 (근로자는)일을 하고 싶은데 못 하고 (기업은)사람을 고용해서 생산을 하려는데 못 할 수 있다”며 “이건 시장에 마이너스 아닌가”라고 거듭 최저임금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일자리 2472만5000개 중 민간기업의 비중은 78.7%(1945만4000개)에 달한다. 이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2.5%(1547만개) 수준이다. 사실상 국내 일자리의 대다수가 중소·영세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률, 동결 혹은 인하될까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서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경영계는 지난해에도 2022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2021년과 똑같은 시간당 8720원을 제시했다가 노동계의 반발과 최임위 공익위원 측의 수정 요구에 0.2% 오른 시간당 8740원을 재차 제시한 바 있다. 동결안에서 물러서긴 했지만 인상률 자체가 미미해 사실상 동결을 주장한 셈이다.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영계는 2020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할 당시 2018~2019년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1% 올랐던 점을 근거로 2019년보다 350원(-4.2%) 내린 시간당 8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가 수정을 거쳐 ‘동결’을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장기화 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격이 급속도로 치솟으면서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사용자의 현실을 외면한채 5.04%의 인상을 단행한 만큼 올해에는 동결 수준의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고용주가 아닌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며 두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해야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고 내수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한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위해 올해 1만원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전년대비 23.9% 인상한 1만800원을 요구했다가 수정안으로 1만440원(인상률 19.7%)을 제안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최소 생존권을 보장하는 간접적인 사회복지제도로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복지의 책임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계기업에까지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게 책임을 지우는 건 온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최저임금을 얼마나 올리느냐 낮추느냐는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나서서 노동자는 물론 실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