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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저임금을 대대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과 동결 수준의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경영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어서다. 올해는 치솟은 물가 상승 영향으로 양측의 대립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심의 기준인 생계비와 경영계의 숙원 사안인 업종별 차등적용 또한 노사의 대립각을 확대하고 있다. 최저임금 논의가 기한 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①치솟는 물가… 경영계 vs 노동계, 최저임금 갈등 더 커진다
②도마에 오른 '생계비'… 내년 최저임금 반영될까
③뜨거운 감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실현 가능성은?
국제 유가를 필두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대대적인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임금까지 늘어날 경우 사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차질에 물가 수직상승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말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8.22로 전년 동월 대비 9.2% 상승하며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8%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6개월)보다 길다. 생산자물가가 상승세를 탄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보급 확대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겹치며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로 1년 전보다 5.4% 상승하며 2008년 9월(5.1%) 이후 13년8개월 만에 5%대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최대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오다 3월(4.1%)과 4월(4.8%)에는 4%대로 올라서더니 5월에는 5%마저 넘겼다. 6월에도 소비자 물가가 5%대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올해 연간 상승률이 4.3%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모두 치솟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노동계는 소비자 물가가 치솟은 만큼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도 그에 걸맞게 대폭 인상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제 자체가 저임금 노동자 보호에 목적이 있는 만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제도 취지를 살려야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와 서민은 물가 급등으로 생활이 어려운데 대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소득불균형 해소를 촉구했다. 특히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각각 1.5%와 5.1% 인상에 그쳐 저임금 및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졌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대적인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상 난항예고… 기한 넘기나
노동계가 주장하는 내년도 적정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1만1860원으로 올해 시급 9160원보다 2700원 더 많다. 인상률은 29.4%로 지난해 노동계가 2022년도 최저임금 논의에서 제출한 최초 요구한 인상률(23.9%)보다 높다.경영계는 생산자물가 인상을 근거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동결 수준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 생산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 5년간 최저임금이 42% 정도 인상되면서 영세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도 "최근 소비자물가 지수가 크게 올랐고 기업 입장에서 생산자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최저임금 수준 자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업종이 있기 때문에 올해 최저임금은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을 이유로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6월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야 하지만 기한을 넘겨 심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노사 간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
올해도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및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각 인상률을 제시하면 이를 기반으로 논의를 거쳐 인상률 합의에 이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마련하고 표결한다. 지난해에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3차 수정안 제출에도 인상률을 합의하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은 9160원을 제시했고 이에 반발한 근로자위원 일부가 퇴장한 상황에서 표결로(찬성 13표, 기권 10표) 2022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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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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