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사진은 지난 7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운행이 멈춘 차량.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화물연대 총파업 일단락… 산업계, 나쁜 선례 우려
②화물연대가 주장한 '안전운임제' 실제 효과는?
③줄소송 예고 임금피크제, 핵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 명분으로 내건 안전운임제가 적절한 효과를 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화물차주의 근로 환경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과속·과적을 줄이는 데에는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화물노동자 처우 개선" vs "과속·과적 감소 효과 미미"

화물연대가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됐다. 최소 운임 설정으로 화물차주들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과로·과속·과적을 막아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노동계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화물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돼 과로·과속·과적 등이 줄었다며 일몰제를 폐지해 제도 효과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적정한 운임은 화물노동자의 생계와 일상을 안정시켰다"며 "이는 곧 안전운행으로 이어져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과 일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운임제가 폐지되면 운수 회사가 운임을 결정할 것이고 그렇다면 과로·과속·과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화물노동자의 근무시간은 줄고 수입은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화물연대가 인용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안전운임제 성과분석 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 기사의 월평균 순수입은 2019년 300만원에서 2021년 373만원으로, 시멘트 운송기사의 월평균 순수입은 같은 기간 20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증가했다. 동 기간 월평균 근무시간은 컨테이너 기사와 시멘트 운송기사 각각 5.3%, 11.3% 줄었다.

화물연대와 한국안전운임연구단이 사업용 견인형 특수자동차 화물차주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과속·과적 경험이 각각 12.8%포인트, 15.3%포인트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화주협의회는 안전운임제의 근본 목적인 과속·과적 건수는 유의미하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사업용 특수자동차 과속 단속 건수는 2019년 220건에서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2020년 224건으로 1.8% 증가했다. 과적 단속 건수는 같은 기간 7502건에서 7404건으로 1.3%만 감소했다. 과속과 과적 모두 소폭 변화가 있었으나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고 보기 힘들다.

화주협의회는 뚜렷한 장점 없이 원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안전운임제를 일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주협의회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컨테이너운송의 절반 가량인 단거리(50㎞ 이하) 요금이 최대 42.6% 인상됐다. 다양한 할증방식으로 품목별로는 운임이 40~72% 상승하기도 했다. 화주협의회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안전운임제는 해외에서도 실패사례가 있는 제도"라며 "대형화주들이 높은 안전운임을 피해 해외생산 및 자가운송을 선택할 경우 국내 운송시장의 규모 및 경쟁력이 축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효과 불분명한데… 화물연대와 합의한 국토부

안전운임제 효과 측정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3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운행을 멈춘 레미콘 차량. /사진=뉴시스


정부가 화물연대와 파업 철회 합의를 맺기 전 제도 효과 유무부터 명백히 밝혀야 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여당은 안전운임제 일몰제에 대한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한 조사가 늦어져 파업이 발생했고 국가 경제 타격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3차 교섭이 결렬된 후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임이 보장돼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 한다"면서도 "안전운임제의 안전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가 화물연대와의 합의 조건으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가 아닌 제도 기간 연장을 내건 것도 이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전운임제를 3년 일몰제로 합의한 것은 효과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며 "지난 3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고유가가 겹쳐 정확한 성과 측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몰제를 폐지하면 사실상 영구입법화되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며 "일몰제 시한을 연장해 성과를 측정하는 부분은 크게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시행 3년 동안의 성과를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는 즉시 국회에 보고하고 관련 입법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몰 1년 전인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까지 안전운임제 연장 필요성을 보고하겠다는 기존 방침보다 수개월 늦춰진 모습이다. 정권 교체 시기와 맞물린다는 특수성이 있으나 관련 대책을 내세우지 못해 파업이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