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마주친 여성이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자 전 직장 건물 화장실로 데려가 간음한 남성이 실형을 받았다. 일러스트는 기사와 무관.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길에서 마주친 만취 여성을 전 직장 건물 화장실로 데려가 간음한 30대 기혼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지난 25일 간음약취,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3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말 서울 송파구의 한 길가에서 쓰러져 있는 만취 상태의 여성을 인근 빌딩 화장실로 데려가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당초 A씨는 피해자에게 집 주소를 물은 뒤 그 방향으로 피해자를 부축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재차 도로에 쓰러지자 피해자의 집과 반대 방향에 있는 인근 빌딩으로 데려가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단순히 도와주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도와주려는 의도였다면 아파트 경비실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건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 집에 귀가해 "원했던 일이 아니었다"며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피해자의 부모는 딸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오전 4시41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이틀 후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당초 부모에게 말했던 내용, 재판 과정에서 증언이 일치하는 점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사건 직후 피해자가 빌딩에서 혼자 걸어 나오지만 여전히 휘청거리며 집으로 돌아간 점, 만취 후 시간의 경과, 사건으로 입은 정신적·신체적 충격 등을 비춰봤을 때 사건의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길에 쓰러져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던 상태인 피해자를 간음 목적으로 인근 빌딩의 화장실로 약취하고 피해자의 심신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음에도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성적으로 유인해 성관계에 이르게 됐다'고 변명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 구속된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할 계획이다.